[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6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의 수복지역 리만 인근을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통신망에 활용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위성인터넷 시스템인 스타링크 서비스가 남부, 동부전전 돌파 당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설립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제한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점령당했던 지역을 수복하자 스타링크 서비스를 일부 지역에서 끊어버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트윗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장병들의 말을 인용해 최전선에서 스타링크 통신기기들이 작동하지 않아 영토 수복 작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 민간인들이 조성한 크라우드펀드와 미 정부 기금으로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조한 스타링크 터미널 수천기가 구입돼 우크라이나에 지원됐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 터미널들을 이용해 드론을 날리거나 핵심 군사정보를 업데이트하고, 각 부대간 통신망도 구축했다. 보안회선이 없는 곳에서 스타링크를 통해 통신이 이뤄지고 있다.

스타링크 터미널은 35㎝ 높이에 소형 안테나가 달려 있다.

우크라이나 일반 가정에서 인터넷 접속에도 쓴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선에서 스타링크 터미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심각한 통신 두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통신두절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역 전선을 돌파할 때 자주 발생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릴 때에도 통신두절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특히 통신두절이 심각했지만 하르키우,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동부전선에서도 심심찮게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공세를 취하면서 영토를 되찾기 위한 군사 작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들이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병합을 선언했고, 최근 법 서명을 통해 러시아 복속을 공식화 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통신두절이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와 동부 전선을 돌파해 러시아 점령지들을 해방할 때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트윗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휴전을 촉구하면서 이들 지역을 러시아가 계속 장악하는 방안을 내놔 우크라이나의 분노를 샀다.

스타링크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기증한 세르히프리툴라자선재단 코디네이터 로만 시니친은 통신두절이 러시아의 스타링크 사용을 막으려던 시도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 점령지에서는 통신이 막히도록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나 스페이스X는 이와 관련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트윗에서 주민투표로 러시아 병합에 찬성한 지역들을 러시아에 넘기고,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라면서 러시아가 계속 장악해야 한다고 말해 거센 반발을 부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