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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수장 자리에 제기된 때 아닌 尹心 논란
파이낸셜뉴스 | 2023-02-28 17:17:04
[기자수첩] KT 수장 자리에 제기된 때 아닌 尹心

[파이낸셜뉴스] 정치권 외에도 요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해석하기 위해 분주한 곳이 있다. 바로 통신업계다. 국내 통신사 맏형인 KT의 새로운 수장 자리를 놓고 때 아닌 윤심 논란이 불고 있다. 정치권과 거리가 먼 사기업인 통신사에 느닷없이 윤심이 등장하는 데는 KT의 과거사를 빼놓을 수 없다.

KT는 민영화된지 20년이 지났지만 과거부터 수장 자리는 정치권의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적어도 현재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실제 구 대표 전 KT의 CEO들은 정치권의 낙하산 꼬리표를 항상 달고 다녔다. 이같은 오명을 처음으로 끊어낸 것이 구 대표의 취임이었고, KT도 드디어 정치권 외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KT CEO 자리의 시간은 과거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진원지는 용산이다. 용산에서는 지난해 말 시작된 구 대표의 CEO 단독 출마부터 연임 적격 판정 등에 이르는 배경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튜어드쉽 작동'을 언급하면서 KT는 긴장감에 휩쌓였다. 윤 대통령의 지적은 KT처럼 주인없는 회사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용산에서는 특정 인물에게 KT CEO 자리를 제안했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이러던 중 KT 이사회는 CEO 선정 방식을 갑자기 공개경쟁으로 바꾸고 34명의 CEO 후보군을 발표했다. CEO 후보군에는 용산과 인연이 닿는 인물들이 몇몇 포함돼 있었다. 아울러 구 대표가 돌연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자 자연스럽게 윤심 논란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 대표의 예상치 못한 결정이 윤심을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윤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얻은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는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어찌보면 윤심이 필요한 것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사기업 CEO 선정 과정에까지 윤심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KT는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을 이끌 국내 대표 통신사다. 이러한 곳에는 정치권 낙하산보다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적임자가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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