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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핏셋 복지행정"…셋째부터 1000만원 지원
프라임경제 | 2023-03-20 19:24:14
[프라임경제] "구청장 재선을 위한 선심성 행정은 안합니다." "인구절벽, 중앙이 못하면 지자체라도 먼저 나서야죠."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의 발걸음이 가볍다. 초선인 그의 머릿속에 임기는 4년뿐이다. 일찌감치 차기 선거를 위한 표밭 가꾸기식 전시행정은 안한다고 공언했다. 눈치 안 보고 자신이 할 일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국회의원, 광역·기초단체장 등 선출직들의 공통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차기 선거에 대한 불안감이다. 그래선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정책과 졸속행정이 종종 도마 위에 올라 곤혹을 치르곤 한다.

특히 문턱이 낮은 구청장의 경우 노인회, 부녀회, 상인회, 군 전우회 등 각종 관변 지역 단체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 단순 격려차 방문도 있지만 사업비가 부담스러운 지원금 증액, 시설물 교체, 각종 센터 건립 등 민원성 압박을 넣는 경우도 더러 있다.


◆"주민혈세 65억원 절감"…보도블록 교체비·재개발 예정지 문화센터 사업비 등 '싹둑'

오 청장은 최근 직제 개편을 통해 간부급 이하 구청직원들 단속에 나섰다. 현재 진행 중인 관내 보행환경 조성과 주민센터(구 동사무소), 문화센터 건립에 있어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 청장은 북구 내 보행환경 조성 사업 중단 지시를 내려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올해 보도블록 교체 사업비 5억6000만원 삭감을 지시했다. 대신 총 137개소(소파공사 대상지)에 부분 보수공사로 전환하고 5000만원을 배정했다. 보도블록 교체는 각 지자체에서 되풀해 온 대표적인 혈세 낭비 지적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오 청장은 덕천도시재생 문화센터 건립에도 제동을 걸었다. 사업비 32억이 소요되는데 현장 조사결과 이곳은 재개발 구역이며, 이미 주민동의는 70% 육박한 상태였다. 3년 내 이주가 진행되면 건물 철거는 불가피해 진다. 북구는 문화센터 건립비를 국고에 자진 반납했다.

주민센터 건립비용도 절감했다. 총사업비 40%이던 추가설정분을 20%로 대폭 낮춰 잡았다. 그는 "관급공사 경우에는 자재, 인건비, 물가상승 등 고려하여 기존 사업비 외 항목에 추가설정 한다"면서, "이를 지자체가 꼼꼼하게 따져 예산안을 책정하면 아까운 혈세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 일 년이 채 안 된 오 청장이 줄인 세금은 65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부서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발로 뛰며 오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두루 갖춘 청장에 벽을 넘지 못했다.

오 청장은 자수성가로 일궈 낸 중견 건설사 창업주다. 건축사·건설안전기술사·토목시공기술사 등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주무부서이던 도시관리과를 계로 낮추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오직 실력으로 경쟁하며 이윤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일반 기업인의 관점에서 공무원 사회에 만연된 탁상행정과 복지부동 자세를 질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심성 실버 복지예산, 미래세대 위해 '양보'…"소신행정 펼칠 터"

오 청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고심이 깊다. 지난해 대한민국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 이곳 북구에서만 인구 5000여 명 감소하면서 급격한 도시 슬럼화가 진행 중이다.

그는 복지예산을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출산, 육아, 보육 지원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셋째 아이를 출산할 시 보육지원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출산가정에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출산장려 정책으로 관내 유치원, 육아 돌봄, 유아용품 등 보육서비스에 질적 향상을 꾀한다. 이 밖에 새로 짓게 될 신청사 내 젊은 층에 창업, 취업, 주거, 결혼 등 지원하는 청년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오 청장은 "청년세대와 어린이를 위한 행정에 집중하고 싶다. 이미 포화상태인 노인정을 짓기보다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보육 시설이 적합하다"며 "결국 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청년들을 둔 부모님들에 부담을 덜어 드리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을 위한 시설은 차고 넘친다"며 "현재 복지예산 상당 부분은 어르신 돌봄 등 실버 행정에 편중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내 관변·자생 단체에 집행되는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이 돈을 미래세대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분들 가운데 경제적 지원과 복지가 절실한 분들에게는 더욱 두텁게 혜택을 지원하겠다"며 "선거에 연연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으로 소신 행정을 펼치겠다"라며 국가의 미래를 짊어진 청년세대와 사회적 취약계층을 겨냥한 '핀셋 복지 행정'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건설사 대표이던 지난 2021년 12월13일에 100억원 상당 공공주택 100여세대(전용면적 30~50m²)를 건립해 자신의 고향 양산시에 기부한다고 밝혀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상은 생계ㆍ의료급여 수급자와 18세 미만 소년ㆍ소녀가장 등에 제공하기로 했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을 되새겨 평소 고향 양산에 사회적 약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을 건립해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실천으로 옮기게 됐다"며 "더 많은 릴레이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했으면 좋겠고, 다음 기회가 오면 나를 성장시켜 준 부산시 북구에도 사회적 기부를 실천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경수 기자 sk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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