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주주총회…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부결"
프라임경제 | 2023-03-24 13:25:49
프라임경제 | 2023-03-24 13:25:49
[프라임경제] KB금융그룹(105560) 정기 주주총회가 24일 여의도 본점에서 진행됐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금융 노조)에서 시도한 이사회 진입이 실패로 끝났다. KB금융 노조에서 무리한 경영 개입을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KB금융 주주총회에서 제9호 안건으로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이하 임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졌다. 이 안건은 부결 처리됐다.
임 후보는 KB금융 노조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노조에서 추천할 수 있던 배경은 '소액주주 추천 제안권' 덕분이다. 이는 상법 상 지주 특별법에서 지분 0.1%를 가지고 있으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임 후보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등의 경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노조에서 해외 사업 전문가인 임 후보를 선택한 배경은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인 부코핀은행 때문이다.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 목적으로 부코핀은행의 부진을 꼽고 있다. 부코핀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해외사업 전문가인 임 후보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 주장이었다.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순손실 802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 570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한 게 주요 원인이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뒤 부실 위험 높은 자산을 매각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정상화에는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코핀은행은 좋은 투자가 되길 바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즉 부코핀은행은 아직 본격적인 사업보다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인 은행이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해에도 부코핀은행 부진을 주총에 내세웠지만 주주들에게 선택받지 못했었다.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지난 2017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시작됐었다. 이날 임 후보 선임안이 부결되면서 6번째 시도도 실패로 마무리됐다.
임 후보 선임안 부결에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ISS는 임 후보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주주 이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노조 주장은 설득력이 없기에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3일 제4차 위원회를 열고 임 후보 선임 건에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7.9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노조 추천 임원의 선임이 전체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의 경우 국민은행이 인수할 당시부터 부실한 은행이었다"며 "그런데도 국민은행이 인수한 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줬기 때문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화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은 무시한 채, 이사회 진입만을 위한 노조 행동이 외부에서 좋게 보일 리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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