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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D램 거점은 韓"…SK하이닉스, 통큰 투자로 'HBM 왕좌' 사수
한국경제 | 2024-04-24 19:06:23
[ 황정수/김채연 기자 ] D램은 경기 이천, 낸드플래시는 충북 청주. SK하이닉
스가 창립 후 지켜온 생산 전략이다. 이 오랜 전략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해부
터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본격 확산하면서 필수 부품으로 꼽힌 고대
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해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청주 M15 공장의 빈 공간에 HBM 패키징 라인을 넣기 시작
했다. 24일엔 당초 낸드플래시용 최첨단 공장으로 계획된 M15X를 ‘D램 생
산기지’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생산시설이 부족해 HBM 주문에 대응하
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HBM 수요 급증에 결단


SK하이닉스가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HBM은 D램을 8개 또는 12개를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높인
고부가가치 D램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가속기’(데
이터 학습·추론을 담당하는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글
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2년 33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HBM 시장
은 2026년 23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 5세대 ‘HBM3E’ 등
첨단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BM 큰손 엔비디아와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
로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 HBM3 이상 첨단 제품만 놓고 보면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SK하이닉스의 약점은 부족한 생산 능력이었다. HBM 시장을 이끌려면 고도
의 기술력은 기본이고 복잡한 공정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D
램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생산시설이 최소 두 배 이상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쏟아지는 D램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빠르게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기지를 포기하면서까지 HBM을 선택했다. SK하이닉
스 관계자는 “생산시설을 먼저 확보해놔야 주문이 들어왔을 때 빠르게 생
산할 수 있다”며 “설비투자 속도는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최첨단 제품 생산
반도체업계에선 이번 M15X 생산 전략 변경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삼성전자 대비 60~70% 수준인 SK하이닉스
의 D램 생산 능력 때문에 “최후의 승자는 삼성전자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SK하이닉스가 HBM 주문을 다 소화할 수 없는 만큼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옮겨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
자를 결정하자 HBM에 대해선 기술뿐 아니라 생산 능력까지 주도하겠다는 의미란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에 대해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최첨단 제품’ 생산기지는 한국이
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CEO)은 “이번 투자가
회사를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만큼 우리 정부도 미국이나 일본처
럼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
학부 교수는 “경쟁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 역전
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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