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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넷, 의료기기에 IT접목…"원격진료시스템 개발 우리 손에 달렸죠"
한국경제 | 2015-11-27 07:01:09
[ 김낙훈 기자 ] 바이오넷은 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 있는 의료기기업체다. 자
회사인 MGB를 포함해 직원이 87명인 중소기업이지만 80여개국 100여개 대리점망
을 구축하고 있다. 2011년에는 수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까다로운 의료기기
분야에서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융합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008년 4월10일 이소연 박사를 태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이 이날 오후 9시57분
(한국시간) 국제우주정거장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한국 최초 우주인이 된 이 박
사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돌아왔다. 그중 하나가 무중력 상태에서의 심전도
테스트다. 그는 24시간 심전계(홀터심전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무중력 상태에
서 심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장치다. 이를 제조한 기업은 바이오넷(사장 강동
주)이다. 강동주 사장은 “홀터심전계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무중력 환경에
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위치센서를 부착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넷은 생체신호 계측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생체신호(biosignals)는 혈압
맥박 심전도 등 인간의 몸으로부터 나오는 신호를 측정하는 장치다.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압 맥박 등 환자 상태를 24시간 감시하는 환자감시장치가 대표
적인 제품이다. 생체신호의 정확한 계측은 환자 상태 파악과 치료의 기본이 된
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아울러 △부정맥 등 심장 상태를 진단하는 심전계
△태아의 심박수, 심장박동소리 등을 측정하는 태아감시장치 △비만분석기, 휴
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비롯한 기타 장비 등 20여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휴대용
심전도 측정장치 특허 등 50여건의 지식재산권(출원 포함)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이면서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연구개발 중심 회사
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은 전체 인원의 38%에 이른다. 석&mid
dot;박사급도 21명에 달한다. 강 사장은 한양대에서 생체의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민수 연구소장은 아주대 전자공학 박사다.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것은
생체신호 계측이 의학 공학뿐 아니라 전자 물리 화학 생리 통계 분야 등의 기
술융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체 인력만으로 연구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 연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
악하고 KAIST 한양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고대구로병원 아주대
병원 산업단지공단 등과 연구개발 관련 협약을 맺고 있다. 강 사장은 산업단지
공단이 구로디지털밸리 의료기기 관련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만
든 ‘IT융합메디컬 미니클러스터’의 회장을 맡고 있다.

마케팅에서도 네트워크 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다. 이 회사의 글로벌 영업망은 80여개국 100여개 대리점으로 구성돼 있다. 아
시아 유럽 북미는 물론이고 남미만 해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베네수엘라 에
콰도르 페루 우루과이 등 대부분 국가를 망라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일반 공산품처럼 그냥 팔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국가별로 일일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시장 개척이 어렵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까다롭다
. 유럽은 CE로 통일돼 있지만 그 밖의 나라는 기준이 제각각이다. 개별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바이오넷서울은 아시아와 중동을 담당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바
이오넷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는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한다. 내시경 업체인 M
GB서울은 아시아를, MGB베를린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맡고 있다.

이런 글로벌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노력 덕분이다. 세계적인 전시
회에 출품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회사의 송광석 이사(연구본부장)는
“독일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인 메디카(MEDICA)를 비롯해 중국 두바이 브
라질 등 세계적인 의료기기 전시회에 매년 5~6회 참가한다”며 “이
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바이어와 인연을 맺으면서 이들이 자국의 딜러로 활동하
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과거 메디슨이 구축한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다. 강 사장은 메디슨 출
신이다. 1993년부터 메디슨 기술연구소에서 일했다. 1996년 메디슨에서 분사한
바이오시스 대표를 맡으면서 생체신호 계측기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서울 대
치동 메디슨 사옥 내 사무실 한쪽을 빌려 바이오넷을 설립했다. 메디슨 시절 맺
었던 소중한 인맥을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회사가 2004년 독
일 MGB를 인수한 것도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했기 때문이
다. MGB는 베를린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업체로 1886년 창업해 13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내시경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업체다. MGB가 생산하는 수
술용 내시경은 작은 구멍을 통해 인체 내부의 수술을 하는 장치다. 수술장비,
관측장비, 디스플레이, 조명 등을 결합한 종합 의료장비다. 이와 관련한 복강경
관절경 자궁경 방광경 등의 기술도 갖고 있다.

MGB는 애초 메디슨에 인수됐다가 다른 회사를 거쳐 바이오넷의 자회사가 됐다.
바이오넷은 생체신호 계측장비와 내시경이라는 양대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전략은 창업 초기부터 가동됐다. 2005년에 미국 캘리
포니아주 어바인에 현지법인도 세웠다. 어바인에는 바이오넷 아메리카와 바이오
넷 라틴아메리카법인이 함께 들어서 있다.

바이오넷은 창업 초기부터 원격진료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사명에
인터넷을 뜻하는 ‘넷’자를 붙였다. 인터넷을 활용한 진단장비에 관
심을 둔 것이다. 이는 이 회사의 비전이기도 하다. 송 이사는 “원격진료
솔루션 개발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게 바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겨지는 ‘유비쿼터스(U)-헬스’ 사업이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
게 진단하고 이런 정보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좀 더 구체적
으로는 현장 자가진단 솔루션, 가정간호 단말기, 임산부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그는 “생체신호 측정, 약물전달, 초음파, 내시경 등 다양한
관련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정보통신기술(ICT)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접목해
원격진료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국내에선 원격진료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우선 외국에서 경
험을 축적한 뒤 나중에 국내에서 사업이 허용되면 시장에 본격 진출할 생각&rd
quo;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연구원들은 대학 및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원격진
료 시스템이라는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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