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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종영]올드의 끝 ‘언터처블’ 쉬운 이야기, 쉬운 결말
파이낸셜뉴스 | 2018-01-21 07:23:04


‘언터처블’이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했다.


JTBC ‘언터처블’은 악과 싸우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그려내려 했지만 다소 유치한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평을 남기며 종영했다. ‘언터처블’ 마지막 화에서는 김성균의 죽음과 이에 분노한 진구와 박근형의 갈등이 절정을 이뤘다.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배경, 악과 범죄의 도시 고담시와 흡사한 북천에서 펼쳐지는 악과 악의 싸움은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정은지를 구하러 간 진구는 몇 초 동안 잠시 서 있다가 바로 총으로 악당들을 죽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장면에서 액션 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빠르게 그저 극을 진행하고 싶었던 것인지 잠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진구와 대면한 악의 근원 박근형은 “아버지는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북천이고 장씨 집안이 나다”라고 말했다. 박근형은 이어서 시민들의 희생은 어쩔 수 없으며 시민들을 지배하지 않으면 아수라장이 된다고 밝혔다. 박근형 캐릭터를 통해 자본주의와 전체주의 사상뿐만 아니라 친일파였던 장씨 집안의 족보까지 드러나며 진정한 악역이 누군지 확고해졌다. “악은 오래될수록 존재를 숨기고 산다”는 독백으로 마무리한 진구의 대사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가 드러났다. 현 시대의 친일파 기득권층들을 살짝 겨냥한 시의성마저도 보이긴 한다.

그러나 인물들의 관계와 대사들은 진부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다. 고준희는 김성균이 죽은 뒤에야 눈물을 흘리며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나는 그 사람의 아내로 남겠다”고 말한다. 신파성이 다분한 이 장면은 오히려 아무 감정도 자아내지 못했다.


가장 기대가 컸던 김성균의 캐릭터 역시 최종화에서 아쉬움뿐이었다. 극 초반 매력적인 악역처럼 그려졌던 장기서는 갑자기 폭주해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심화된 갈등 속에 불안하고 나약해지는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초반 차갑고 냉철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내가 1인자야”하며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캐릭터로 변해버렸다.


어딘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정의를 외치며 고군분투하는 동생보다 악과의 애증 관계를 흥미롭게 그려낸 형 기서는 극 말미 허무하게 죽는다. 동생과 공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예상된 파멸이었음에도 후반부 희미해진 캐릭터성에는 안타까움만이 남았다. 결국 '언터처블'은 뛰어난 배우들에도 불구, 올드하고 진부한 연출로 아쉬움 가득한 평을 받으며 종영해야만 했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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