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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기모띠 해봐”…초등생들, 혐오 표현에 무방비 노출
아시아경제 | 2018-02-08 13:50:59


[아시아경제 위진솔 기자] 이제 막 한글을 떼기 시작한 아이가 ‘앙 기모띠’라고 소리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해당 영상의 촬영자는 아이에게 “‘앙 기모띠’ 해봐”, “한 번 더 해봐”라며 아이에게 ‘앙기모띠’를 말하라고 닦달한다. ‘앙기모띠’는 일본 성인비디오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유튜버’는 ‘유튜브에 계정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한국 사회에서 유튜버, BJ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다. 2018년 2월 기준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계정은 총 84개다. 이중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채널은 광고 수익으로 19억 3천여만원의 광고 수익을 벌어들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래희망으로 유튜버를 꼽는 아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유튜버의 막대한 영향력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미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열광하는 일부 채널의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혐오, 비하하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실제로 초등학생들이 가장 즐겨보는 BJ로 꼽히는 한 남성 유튜버 A씨의 계정에서는 어렵지 않게 선정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제목의 동영상을 찾을 수 있다. 모자이크 한 여성 속옷 사진을 볼 수 있는 한 영상의 제목은 ‘아내의 속옷... 큰일났다’다. 이 가운데 A 씨가 게재한 동영상 중 조회수가 두 번째로 많은 영상의 제목은 ‘[18금] AV 여배우가 알려주는 정액의 맛, 그 비밀은?’이다. ‘18금’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해당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로그인도 필요 없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여성 혐오 표현 ‘김치녀’를 입력하면 약 38,100개의 동영상이 검색된다. ‘된장녀’는 10,600, ‘맘충’은 6,880개의 동영상이 검색된다. 검색된 대부분의 동영상 내용은 역시 여성 혐오다.

문제는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아이들의 경우, 이처럼 자극적이고 비상식적인 콘텐츠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문제의식 없이 혐오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도 모르게 혐오를 저지르게 된다.

김애라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이 ‘학생의 성 권리 인식 및 경험 실태조사’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남성·성 소수자 비하 표현이나 ‘패드립(패륜드립)’을 사용한 경험은 전체의 39.6%로 조사됐다. 그중 여학생은 17.2%, 남학생은 61.1%로, 남학생이 압도적으로 비하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비하 표현의 종류를 조사해보니 여성 비하 표현은 47%, 남성 비하 표현은 21.4%였다.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유튜브가 받는 제재는 크지 않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법적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유튜브는 유튜브 광고에 적합하지 않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크게 혐오성 콘텐츠, 가족 캐릭터를 부적절하게 다루는 콘텐츠, 선동하거나 모욕적인 콘텐츠가 이에 해당한다. 이용자들의 신고로 접수된 콘텐츠가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면 유튜브 측에서 제재를 가하는 ‘자율규제’의 형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튜브 플랫폼의 자율규제가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한 미국 유튜버는 영상을 통해 시신을 공개했음에도 유튜브 측은 650만 명이 해당 영상을 시청 할 동안 어떠한 제재도 취하지 않았다. 조회수로 수익을 내는 ‘플랫폼 사업자’의 강도 높은 자율규제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는 지점이다.

또 유튜브 측에서 문제가 된 계정을 정지시키더라도 해당 유튜버는 새로운 계정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실제 현재 계정을 해지당한 유튜버 B씨의 원본 영상은 삭제되었지만, B씨의 영상은 이미 복사돼 다른 채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타사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해외 사업자라 규제를 요청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진솔 기자 honestyw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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