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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암운 드리운 삼성전자…주가 어디로
비즈니스워치 | 2017-02-17 10:50:32

[비즈니스워치] 양미영 기자 flounder@bizwatch.co.kr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오너리스크가 재차 부각된 만큼 주가에도 빨간불이 들어올지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삼성전자의 든든한 펀더멘털 요인을 감안하면 주가 파장이 제한될 것이란데 무게가 실린다.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이 가시화된 만큼 중장기적인 여파는 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사상초유의 오너 구속

 

17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삼성그룹은 물론 증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오너 구속은 창업주인 이병철 초대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소위 오너리스크가 부상할 경우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미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부침을 겪었다. 구속영장 청구 당일 삼성전자는 2.1% 하락하며 5조6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전체 삼성그룹 시가총액 감소 규모도 6조5000억원에 달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0%에 육박하고 삼성그룹주 비중(26.2%)은 코스피 시총의 4분의 1을 넘는다.

 

대개 오너 리스크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연관성이 낮지만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 리스크 부각 당시 핵심계열사와 그룹주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특히 2006년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때처럼 최고경영자(CEO)가 구속기소됐을 당시 파급이 컸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후 등락 중이었고, 200만원 돌파를 앞두고 등락 중이었던 만큼 이재용 리스크가 계속 주가 발목을 잡을지 주목될 수밖에 없다. 

 

◇ 펀더멘털이 결국 핵심…영향 제한

 

17일 개장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개장 직후 약보합권에 머물렀던 삼성전자는 오전 10시38분 현재 전일대비 1.63% 내린 187만원을 기록 중이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도 대부분 약세다. 삼성물산(-1.98%), 삼성생명(-0.47%), 삼성에스디에스(-0.39%), 삼성카드(-0.96%)가 나란히 하락 중이고 삼성화재는 0.19% 상승세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 등 펀더멘털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점은 주가 영향을 제한할 수 있는 무기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실적 호전을 이끈 반도체 호황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견조한 어닝 흐름이 점쳐져온 상태다.

 

2012년 최태원 SK 회장과 2013년 이재현 CJ 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그룹사의 핵심 업황이 구조적 성장세를 띠면서 CEO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참고할만 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CJ와 SK, 오리온 모두 초기 1개월간은 주가가 부진했지만 1년간 상승률은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중요하고, 법리공방은 장기적 변수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뒤흔들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랠리를 보여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이나 숨고르기가 나올 수 있고 신규자금 재진입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 중장기 여파·외국인 심리 변화 주목

 

삼성전자가 단기 조정에 그치더라도 중장기적인 여파는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 부재에 따른 컨트롤 타워 실종 영향이 없을 순 없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만 해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게 됐고 신성장 동력 확충도 지연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 작업 연기도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의 주고객인 해외 시선도 고울 순 없다. 지난 1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사회책임투자(SRI)를 추구하는 해외연기금들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포브스 등은 "억만장자인 삼성그룹 수장의 '충격적인(Shocking)' 구속"이란 제목을 달았고 배런스는 삼성의 상속자가 뇌물 스캔들로 소환됐다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미국 등 주요국의 해외부패방지법(ECPA) 적용에 따른 제재 가능성으로 연결될지 주목돼왔다. ECPA에 따르면 미국 상장기업이 부정한 방법으로 공정한 경쟁을 해칠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

 

일례로 독일 지멘스는 2008년 중국 등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우리 돈으로 9000억원이 넘는 8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적용범위가 확대된 상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맞물려 타깃이 될 우려가 일부에서는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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