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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더 나간 트럼프 "북한, 생각지도 못한 일 당할 것… 바짝 긴장해야"
한국경제 | 2017-08-11 17:36:21
[ 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화염과
분노 발언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북한은
생각지 않은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다시 경고했다. 추가 도발 경고
발언에 북한이 미국령인 괌 포위사격 계획을 공개하며 거세게 반격하자 경고
수위를 높였다.

미 정치권은 이 같은 ‘구두(口頭)전쟁’이 핵(核)전쟁의 망령을 되
살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제를 공식 요구했다.

“北, 바짝 긴장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뉴저지주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8일 자신이 내놓은 ‘화염과 분노’ 발언이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게 강했나”라며
“(나는 오히려 발언의 강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그동안 끔찍한 말을 하고 잘 빠져나갔지만 나는
그렇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괌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누구
도 그동안 보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것
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게임”이라며 “북한은 긴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선제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런 것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rdquo;고 답했다. 그는 전날 미국의 핵 능력을 칭찬하며 “바라건대 그것
을 사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치광이 전략’일까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
lsquo;미치광이(madman strategy)’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미치광이
전략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상대에게 심어줘 협상을 유
리하게 이끄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더 파이프’란 매체가 ‘대통령의 예측
불가는 큰 자산이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가 뭘 할지를 정확히 알
고 있었다’는 트윗을 올리자 이를 리트윗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해당 매체가 제대로 짚어내줬다는 표현이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시리아를 때렸던
것처럼 북한에 한방 때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 건국기
념일인 9월9일 간부들이 모였을 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이런 초강경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
간담회 말미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할 일이 많을 것&rdq
uo;이라며 “중국이 우리를 돕는다면 나는 통상 문제에서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 전 ‘기선 제압용’이라는 분석도 있
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핵 개발이 빨라질수록 협상 단가도 높
아진다”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완료 시기를 늦추
거나 중단시켜 협상 부담을 덜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제해야”

미국 민주당 의원 62명은 이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강경발언
을 연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제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존 코니어스 의
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과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고 핵
전쟁 망령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마크 김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등 재미 한인동포 정치인·공직자 21명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반도에서 (북한과의) 대립을 불
필요하게 고조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을 지양해달라”고 촉구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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