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정보
[한미 FTA 개정, 끝난 게 아니다?] 2 한미 FTA 개정, 손익계산서 따져보니…
SBSCNBC | 2018-03-31 09:39:45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이번 한미 FTA 개정으로 일단 철강과 농업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자동차와 제약 등은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한미 FTA 개정 결과에 따른 산업별 손익을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철강부터 짚어볼까요?

25% 관세 폭탄은 면해서 안도하는 분위기인데 진짜 안심해도 되는 겁니까?

▷<김영교 / 기자>
일단 양국은 철강 관세 면제 기한과 쿼터, 수입 물량에 대해서는 명확한 합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미국 철강업체의 반발이 거세지면 언제든 쿼터 축소, 반덤핑, 긴급 수입 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 등의 조치로 관세가 되살아날 우려가 남아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철강업계가 철강 수입 1~4위를 차지하는 캐나다 한국 등이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잠정 유예된 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한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갑니다. 

[허윤 /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장) : 그동안 미국 정부가 특별히 다른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철강 관세)면제가 유지된다고 암묵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라면 그걸(면제를) 우리는 요구하겠지만, 미국이 굳이 안 하겠다고 하면 받아내기가 쉽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고요.]

[정인교 /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 : 수량 규제로 불리는 쿼터는 WTO(세계무역기구)에 위배되는 사항이고 여기에 더해서 쿼터 적용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앞으로 무제한 적용된다는데 그럴 경우 우리 철강 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다음은 자동차 부분을 짚어보죠.

재협상으로 국내 시장에 기존보다 2배나 더 많은 미국차가 들어올 수 있게 됐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요?

▷<김현우 / 기자>
미국차 수입량이 늘어도 국산차 판매가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수입 쿼터를 늘리는 재협상은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 미국차는 인기가 없습니다.

지난 2월 수입차 판매 집계를 보면 미국차는 6%를 겨우 넘었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팔린 미국 차는 고작 만대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차 수입 쿼터가 제조사별로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어도, 현재 판매량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당장은 아니지만 수요라는 것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 바로 그 점이 우려스럽네요.

미국차 수입량을 늘려주는 것과 함께 우리 기업의 픽업트럭 관세 면제는 20년 더 늘어났어요.

이 역시도 우리 자동차 업계에 악재가 되겠죠?

▷<김현우 / 기자>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노다지를 케겠다는 희망이 사라졌죠.
   
미국 픽업트럭 판매량은 작년에 280만대로, 전체 시장의 16%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셰일가스로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픽업트럭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픽업트럭 관세가 소멸되기를 기다렸는데요.

[김필수 /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이미 현대차에서 미국 픽업트럭 진출 위해 컨셉트카를 오픈했고 내후년쯤에 본격 공략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만약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에 픽업트럭을 팔려면 미국 현지 생산으로 계획을 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엔 제약분야 짚어보죠.

이번 협상의 핵심은 아니지만 국내 제약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왜 그런 겁니까?

▷<김영교 /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 제도’를 한·미 FTA에 합치되도록 제도 개선 보완안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제도’란, 신약 중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됐거나,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개발 과정에서 사회적 기여 효과가 클 경우 제약사가 건강보험과 소비자로부터  약값을 10% 비싸게 받게 하거나 신약 심사 기간을 줄여주는 혜택을 주는데요.

미국은 이 제도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한 겁니다.

김현종 본부장은 “실제로 차별적인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위반 사항이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만일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국내 의약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현대 국가 대 국가간의 통상문제는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흐를 수만은 없습니다.  

상대가 강대국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주는 것도 있지만 받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 국제통상인데요.

이번 한미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미흡했던 점은 뭘까요? 

▷<김영교 / 기자>
우리 정부가 미국의 힘의 논리에 끌려가기만 한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향후에도 WTO 규정을 무시한 반덤핑 규제와 세이프가드 등  일방적인 보호무역조치를 억제할 구체적인 제도적 틀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는데요.

한미FTA 개정 협상의 목표인 ‘상호 이익의 균형’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는 건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