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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관세 예외 여부' 이달말 FTA 3차협상 판도 좌우
파이낸셜뉴스 | 2018-03-11 15:35:04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단행한 철강관세의 후폭풍이 한·미 FTA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양국 모두 철강관세를 협상에서 유리한 지렛대로 쓰고자 쌍방간 FTA 개정 압박 공세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그간 1월(워싱턴DC), 2월(서울) 두 차례 협상에서 우리 측은 미국의 공세를 방어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2차 협상에선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모듈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른 대응으로 우리는 수세에 몰렸다. 공교롭게도 다가올 FTA 3차 개정 협상에서도 '철강관세'를 빌미로 미국의 강한 공세가 예상된다.

■이달말 FTA 3차 개정 협상…美 '철강관세 지렛대'
11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3차 개정협상이 이르면 이달 말께로 예상된다. 양국 교차 개최로 이번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차례다. 당초 쌍방이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공감대 속에 한달여 간격으로 열렸는데, 이번 3차 협상은 트럼프의 '철강관세 폭탄' 이슈로 늦어지는 셈이다.

우리 정부도 철강관세 문제를 FTA에서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광관세 최종 결정 직후,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FTA 협상과 관세 문제가 시기적으로 겹치고 협상 창구도 미국무역대표부(USTR)로 같다. USTR과 (지난 8일 확정이후 시행까지 15일이내)에 관세 경감·면제 협의를 시작했다. (FTA와 철강관세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두 나라를 제외(관세 보류)한 모든 국가를 상대로 한 철강(25%)·알루미늄(10%) 관세 명령에 지난 8일 서명했다. 다음날 동맹국 호주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군사 및 무역 관계를 약속했다"며 철강관세 면제를 약속했다. 미국은 이날(8일)로부터 15일간, 대상 국가와 품목 예외를 정하는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트럼프의 '영리한' 지렛대인 셈이다. 실제 미국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도 9일 CNBC 인터뷰에서 "더 많은 나라가 무역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다"고 했다.

애초에 캐나다·멕시코에 한해 예외를 인정한 것도 트럼프의 고단수 전술이다. 미국은 이들 국가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지난해 8월 개시했는데 난항을 겪고있다. 트럼프 입장에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NAFTA 재협상에 성공하든, 그가 말한대로 폐기하든 지지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철강관세를 예외로 두고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는 "미국인 노동자와 농민, 생산자들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NAFTA를 폐기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철강관세로 답보상태인 NAFTA 협상 판도를 흔들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제현정 연구원은 "트럼프는 3월 중에 NAFTA 협상을 끝내려 한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최후 통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철강관세 면제 여부 FTA 판도 바꿀 듯
이같은 트럼프식 협상의 패턴으로 보면,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도 미국이 '철강관세 예외'로 일부 양보하는 대신, 우리 측에 다른 뭔가를 요구할 게 분명해진다. 지난 2차 FTA 개정협상까지 알려진 바로 미국은 배출가스·안전기준 완화예외로 자동차 쿼터(할당)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우리 측은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세이프가드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불합리한 '불리한 가용정보(AFA)' 남용과 ISDS(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를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FTA 3차 개정 협상은 철강관세 행정명령 서명후 15일이내(3월23일까지) 벌어질 '관세 예외' 여부가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예외국가 또는 철강품목 일부 면제를 인정받는다면, 미국은 FTA 교역국인 우리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데드라인'으로 협상불가를 선언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미국 측의 추가 개방 및 관세철폐 일정 단축, 의약품 특허 등 지적재산권 규제 개선, 한국기업 반도체 특허침해 조사 등 여러 방면의 통상압박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상공회의소는 트럼프 정부에 전달한 의견서에 '한국이 지적재산권의 상업화를 방해하는 규제·행정 장벽이 있다'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에 1조원 과징금을 부과한 판정 등을 문제삼고 있다. 미국제약협회도 신약을 포함한 한국의 약가정책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이슈를 FTA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우리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맞서 우리 측도 미국의 약점을 겨냥해 강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미 FTA 이후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과일 등 농축산물을 문제삼아 이익균형에 맞지않는 불합리한 농축산물·낙농가공품 세이프가드 조항 개정 등을 협상카드로 꺼낼 가능성이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우리도 복잡한 주판알을 튕겨야 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선 FTA 협상에서 우리가 우호적인 환경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통상정책 권한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 '강성 보호무역론자'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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