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판단만 옳다는 확신 절제하라”
김종민, 양향자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홍 부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정부의 일지만, 확정하는 것은 국회의 일”이라며 “기재부의 판단만 옳다는 자세는 예산 결정에 대한 헌법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당정 간 이견은 보장하지만, 방식은 세련되고 정무적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 수장이 당정회의를 무시하고 SNS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세련되지도 정무적이지도 않다”며 홍 부총리의 의견 표명 방식을 문제 삼았다.

대정부질문에서도 ‘홍남기 압박’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국가의 곳간’ 못지않게 ‘국민의 곳간’도 함께 생각해주는 전향적인 기재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이병훈 의원도 “재정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책임감과 소신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코로나와의 전쟁 중”이라며 민주당이 추진 중인 협력이익공유제와 사회연대기금에 대한 홍 부총리의 생각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행정고시 29회죠? 전 24회”라며 은근한 기선제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답하면서도 “다만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국가채무, 재정건전성 문제를 같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헤아려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재정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재정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돈을 풀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주택 공급 대책·‘북원추’ 의혹 관련 공방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에 관련해서는 첫 번째 버전(v1.1) 외에 두 번째 버전(v1.2)도 산업부가 확보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공개한 문건과 같은 제목으로 2018년 5월 15일에 작성된 문건도 갖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지난 3일 산업부 웹하드 내에 있는 원전산업정책과 저장 공간에서 두 번째 버전이 있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성 장관은 또 “(문건이) 외부로 나가지 않았다”며 해당 문건이 청와대까지 보고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날 정세균 총리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어떻게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지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월성 1호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다”, “경제성 평가는 그 시점에 따라 원료비와 인건비가 얼마나 되는지, 그 당시 전기요금이 얼마인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