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우크라 뺀 채 종전 협상 시작…"더티 딜 우려"
한국경제 | 2025-02-18 18: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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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제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전 종식
협상에 착수했다. 유럽에선 미국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더티딜
(dirty deal)’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경우 우크라이나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
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뒤 탈레반이 재집권한 것과 같은 미국의
실패가 우크라이나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협상 테이블 마주 앉은 美
·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과 사우디 수도 리야
드에서 만나 종전 협상을 시작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일단 미국과 러시아만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이다. 양국은 미·
;러 정상회담 일정을 비롯한 양자 관계의 전반적 회복 문제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의제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러시
아와 미국 사이 4시간30분간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종전 원칙과 개략적 시간표 등을 포함한 협상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 종료를 발표하며 “양측은
전쟁을 종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외교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고위급 팀을 구성
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다만 다음주 미·러 정상 간 회동은 없
을 것으로 보인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
르 푸틴 대통령이 회동할 가능성과 관련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
우샤코프 보좌관은 협상 전 로이터에 “우리는 미국 측과 협상하러 왔다.
이것은 순전히 양자 협의이며 3자 간 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독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
미국 정부가 종전 협상안을 그냥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l
dquo;나는 아무도 (우크라이나가) ‘아프가니스탄 2.0’(이 되는 것
)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
약기구(NATO) 가입과 미군 파병에 부정적인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젤렌스키 대
통령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레제프 타이이
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튀르키예로 이동했다. ◇유럽,
“강요된 평화 안 돼”
유럽도 대응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소집으로 17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등 8개국 정
상과 유럽연합(EU) 지도부가 회동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종전 이후 미국의 도움 없이 러시아 재침략을 막으려면 유럽 안보를 강화해
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진 않았다. 우크라이
나 안전 보장책에 관한 구체적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병과 관련해선 이견을 노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파병에 영
국 프랑스 스웨덴만 찬성했고 독일과 폴란드 스페인은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
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회담 후 파병 가능성을 묻는 언론 질문에 &ldquo
;좀 짜증난다”며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고, 평화 회담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파병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지도자들의 논의 핵심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숄츠 총리는 선거 유세로 회
담장을 일찍 떠나야 한다고 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해가 진 후에
야 도착하는 등 파리 회담은 일정 조율조차 순탄치 않았다”고 전했다. 마
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조기 총선에서 참패했고, 숄츠 총리가 있는 독일 사
회민주당 정권은 오는 23일 개최되는 총선에서 퇴진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젤렌
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에 대규모 군사 지원,
즉각적인 EU 가입, 이스라엘과 같은 방식의 보호 조치 등의 조항을 넣고 싶다&
rdquo;고 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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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에 착수했다. 유럽에선 미국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더티딜
(dirty deal)’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경우 우크라이나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
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뒤 탈레반이 재집권한 것과 같은 미국의
실패가 우크라이나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협상 테이블 마주 앉은 美
·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과 사우디 수도 리야
드에서 만나 종전 협상을 시작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일단 미국과 러시아만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이다. 양국은 미·
;러 정상회담 일정을 비롯한 양자 관계의 전반적 회복 문제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의제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러시
아와 미국 사이 4시간30분간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종전 원칙과 개략적 시간표 등을 포함한 협상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 종료를 발표하며 “양측은
전쟁을 종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외교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고위급 팀을 구성
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다만 다음주 미·러 정상 간 회동은 없
을 것으로 보인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
르 푸틴 대통령이 회동할 가능성과 관련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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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코프 보좌관은 협상 전 로이터에 “우리는 미국 측과 협상하러 왔다.
이것은 순전히 양자 협의이며 3자 간 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독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
미국 정부가 종전 협상안을 그냥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l
dquo;나는 아무도 (우크라이나가) ‘아프가니스탄 2.0’(이 되는 것
)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
약기구(NATO) 가입과 미군 파병에 부정적인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젤렌스키 대
통령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레제프 타이이
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튀르키예로 이동했다. ◇유럽,
“강요된 평화 안 돼”
유럽도 대응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소집으로 17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등 8개국 정
상과 유럽연합(EU) 지도부가 회동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종전 이후 미국의 도움 없이 러시아 재침략을 막으려면 유럽 안보를 강화해
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진 않았다. 우크라이
나 안전 보장책에 관한 구체적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병과 관련해선 이견을 노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파병에 영
국 프랑스 스웨덴만 찬성했고 독일과 폴란드 스페인은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
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회담 후 파병 가능성을 묻는 언론 질문에 &ldquo
;좀 짜증난다”며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고, 평화 회담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파병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지도자들의 논의 핵심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숄츠 총리는 선거 유세로 회
담장을 일찍 떠나야 한다고 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해가 진 후에
야 도착하는 등 파리 회담은 일정 조율조차 순탄치 않았다”고 전했다. 마
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조기 총선에서 참패했고, 숄츠 총리가 있는 독일 사
회민주당 정권은 오는 23일 개최되는 총선에서 퇴진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젤렌
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에 대규모 군사 지원,
즉각적인 EU 가입, 이스라엘과 같은 방식의 보호 조치 등의 조항을 넣고 싶다&
rdquo;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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