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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은행권 위기로 경기침체 위험 커져”
한국경제 | 2023-03-27 16:06:36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미국, 유럽 등 주요 경
제대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 압박을 받
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기업의 돈줄이 막히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
다는 관측이다.


닐 카슈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6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위기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
졌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위기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 경색(credit crunch)으로 이어질
지 불분명하지만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면서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새해 시작과 함께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SVB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가 스위스(크레디트스위스), 독일(도이체방크
) 등으로 옮겨붙으면서 경기 비관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카슈카리 총재는 &
quot;예금 인출 속도가 둔화하고 소규모 지역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점
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2주 동안 은행과 대출자들이 불안에 떨
면서 자본시장이 사실상 폐쇄됐다. 이것이 이어진다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카슈카리 연은 총재는 오는 5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
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금리
동결 또는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카슈카리 총재가 경기침
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Fed 내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했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채 시장에선 Fed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
난 24일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장중 한때 3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밑돈 게
대표적인 증거다. 경기침체의 전조로 읽히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정
상화됐지만, 단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오히려 경기 침체가 임박했
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
스는 올 3분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75%로 점치고 있다.


유럽에서도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졌다.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
총재는 이날 "은행 부문이 매우 불확실한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q
uot;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추가적인 신용 기준 강화가 낮은 경제 성장
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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