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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우리가 먼저 처벌할래"
한국경제 | 2023-03-28 08:40:29
50조 원의 피해를 남긴 가상화폐 테라, 루나 폭락 사태의 책임자로 꼽히는 권도
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한국과 미국에서 요청한 가운데 몬테
네그로 역시 단죄 의사를 밝혔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 만난 하리스 샤보티치 검사는 27일(이하 현
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기소가 끝나야 다음 단계
로 넘어갈 수 있다"며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을 기소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라고 밝혔다.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권할권에서 일으킨 형사 사건에 대한
책임을 먼저 묻겠다는 의도다.


권 대표는 측근 한모 씨와 함께 지난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
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
승하려다 체포됐다. 이들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여권도 발견됐는데, 이 역시 위
조 여권이었다. 여권 위조는 몬테네그로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중
범죄다.


외교부는 지난해 10월 권 대표의 여권 효력을 상실시켰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도피 중이던 권 대표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몬테네그로 현지 당국은 권 대표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가 공식적인 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경을 넘었다는 뜻으로, 불법 입
국이 드러난다면 이 역시 처벌 대상이다.


샤보타치 검사는 또 "권 대표가 구금된 30일 동안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은
없고, 이 기간 안에 기소하는 것을 목표로 조사와 증거 수집을 진행 중"
이라며 "한국과 미국 등으로의 송환 문제는 관심 사항이 아니다"꼬
밝혔다.


또한 "현지 사건에 대한 기소가 끝나야 송환 사건으로 넘어갈 수 있다&qu
ot;고 강조했다.


다만 샤보티치 검사는 기소 이후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지, 재판부가 선고한 형
량을 채운 뒤에야 범죄인 송환 절차로 넘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
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 몬테네그로까지 총 4개국 수사 선
상에 올라 있다.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검거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싱
가포르까지 신병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단은 몬테네그로의 사법 처리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권 대표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권 대표에게 모국어인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등 방어권을 박탈당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에 불복해 항
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권 대표 측이 구금 기간 연장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송환 절차에 착수하더라도 권 대표 측이 몬테네그로 당국의 신병 인도 결정에
대해 소송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권 대표
는 현지 변호사 2명을 고용해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피해자들은 상대적으로 금융, 사기 범죄
형량이 한국보다 높은 해외에서 처벌 받길 원하고 있다.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은 권 대표가 체포된 직후 그를 투자자 기
만·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시세 조작·상품 사기
·증권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싱가포르 경찰은 권 대표가 800
억 원대의 가상화폐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 달부터 수사를 진행 중이다.



루나, 테라 피해자 2700여 명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권 대표의 국내 송환을
두고 무기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를 진행한 카페 관리자는 테라, 루나 사건 후 1년이 넘도록 권도형을 제
외한 공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 대표 등과 연관된 어떠한 이들도 검
찰에 기소된 사실이 없다고 지적하며 권도형과 사기 공범들이 국내에서 호화 변
호인단을 꾸려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추적을 피해 은닉·세탁한 자금
으로 해외로 출국해 떵떵거리면서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투표 결과에서도 권 대표가 미국으로 인도돼 처벌받아야 한다는 수가 절대 다수
를 차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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