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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학교서 수업 하기도…" AI 가르칠 '컴퓨터 선생님'이 없다
한국경제 | 2021-02-28 18:32:40
[ 이시은/김남영 기자 ] 인공지능(AI) 교육을 둘러싼 일선 현장의 혼란이 가중
되고 있다. 교육부의 AI 교육 확대안을 기초로 최근 서울교육청이 AI 교육 담당
교사 수급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 혼란 사태에 불을 붙였다. 예체능 과목 등 일
반과목 교사들까지 교사 양성 대상에 올린 것이 시발점이 됐다. ‘융합교
육’의 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28일 서울교육청의 ‘AI기반 융합 혁신미래교육 중장기 발전 계획’
에 따르면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은 올해 200명의 정교사를 교육대학원 ‘A
I 융합과정’에 진학시키고 학비의 50%를 지원한다. 교과군 대상은 수리과
학·인문사회·예술·체육 등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모델을
전국 각 지자체로 전파해 2025년까지 매년 1000명의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은 이와 별도로 오는 3월부터 200명가량의 ‘AI 선도교사단&r
squo;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교과목 제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보교사 3~4곳 겸직은 ‘기본’
교육부가 예체능 교사까지 AI 교육에 투입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고질적 문제
인 ‘컴퓨터 선생님’ 부족 현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AI산업
의 급부상으로 사회적 관심과 교사 수요는 늘고 있지만 당장 공급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서다. 2018년 1351곳에 불과했던 중등 정보과목 개설 학교 수는 지난
해 3212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교사 공급이다. 정보교과목이 3년간 34시간으로 필수화된 중학교는 수업
수요가 늘어도 전담 교사를 정식 채용하기 힘들다. 의무 교육 시간이 일반 교
과목 수준으로 늘지 않는 한 1명을 정식 충원하기엔 비용 부담이 커서다. 그러
다 보니 여러 학교가 1명의 교사를 ‘돌려쓰기’ 방식으로 해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의무수업시간’ 규정이 채용을 오히려 막는 장
벽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임용 첫해 인근 중학교 세 곳을 한번에 담당했다는 서
울 지역 정보교사 A씨(29)는 “3~4개 학교는 물론 6~7개 학교를 순회하기
도 한다”고 전했다. 68시간의 선택과목으로 지정된 고등학교의 경우엔 수
업 수요가 충분해도 뽑을 사람 자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일선 학교가 미리 정보교사를 충원해두지 못한 문제도 크다. 2015년 소프트웨어
(SW) 교육 의무화 조치와 지난해 교육부의 AI 교육 확대안 발표까지, 정보교사
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 2015년에는 정보교
사 채용이 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제주에서 교편을 잡은 B씨(29)는 “바로 위 정보교사 선임자와
연차가 13년 차”라며 “정부 정책과 일선 현장의 괴리가 커도 너무
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비전공자 AI 가르칠 교수
도 태부족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과목 교사를 컴퓨터교육에 투입하는 &ls
quo;융합 시범 교육’에 나선 학교도 상당수다. 하지만 컴퓨터 비전공자
교사 중에선 벌써부터 심화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예체능 담당 교사는 “드론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영
화 촬영 기법을 가르치는 시범 교육을 했는데, 아이들이 기술적 원리에 대해 집
중적인 관심을 보여서 당황스러웠다”며 “담당 교사들이 정보교사
못지않게 많은 준비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피상적인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수학, 물리, 과학 등 컴퓨터와 연관도가 큰 교사들이 교육대학원 ‘AI 융
합교육’과 같은 재교육 과정에 진입하는 일도 쉽지 않다. 기본적인 수업
시간이 많을뿐더러, 각종 행사와 영재교육 등 시·도별 프로그램에 시달
려 여력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서울의 한 생물 교사는 “1학년
대상 공통과학 내용도 전공 이외 분야는 부족함을 느끼는데, ‘AI 융합교
육’을 다시 받는다고 해서 얼마나 전문적인 교육이 가능할지 모르겠다&r
dquo;며 “담당 업무도 많은 데다 완전한 유관 분야도 아니라고 생각해 흥
미가 적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 1학기부터 수업을 시작하는 교육대학원의 AI 융합교육 담당 교수도
태부족이다. 한 교육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교사를 양성한
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그 취지에 맞춰 수업을 제대로 할 교수가 얼마나 확보
됐는지는 냉정히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AI는 기본부터 체계적으로 배워야 빠르게 변하
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응용할 수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교육의 내
실화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은/김남영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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