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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벼랑끝 대치에서 美 웃었다
파이낸셜뉴스 | 2021-04-11 16:35:04
韓·美 합의 설득에 움직인 LG-SK
SK 투자 철회 막고, LG 투자 끌어내
거부권 대신 실리 챙긴 '바이든' 勝


[파이낸셜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극적 합의에 따른 최대 승자는 미국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공장 투자가 철회되지도 않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투자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다. 자칫 거부권을 행사해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줄 경우 지식재산권을 두고 중국을 비판하던 태도와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감도 피할 수 있게 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한 배경에는 미국과 우리 정부의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회사의 갈등이 봉합될 여지가 안 보이자 양국의 정치권이 수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정세균 총리가 지난달 7일 "나라 망신"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하면서까지 두 회사의 합의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국가적으로도 손실이고 회사에도 손실인데,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며 3차례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에도 두 회사 평행선을 달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이목이 쏠렸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켐프 주지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면 한쪽 편을 드는 그림이 되는 탓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조지아주의 일자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어느 쪽도 힘든 선택인 만큼 미국 정부는 두 회사가 합의하도록 중재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미 현지 언론들은 "몇 주 동안 미국 정부가 LG와 SK 측에 합의를 종용했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두통거리를 덜었다"고 전했다. 또 "LG와 SK의 합의는 미국 내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고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라고도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회사의 갈등이 극에 달하던 지난달 미국에 최소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측이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합의로 바이든이 중국을 향해 비판하던 지식재산권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 일자리 등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면, 그간 중국의 지식재산권 문제를 비판하는 행보와 배치돼 비판을 화살이 날아올 게 뻔했다. 양 사 합의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쪽 편을 들지 않게 되면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4년까지 30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탑재될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조지아주 고용 인원만 2600명이다.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폴크스바겐에 공급된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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