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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하이닉스, 17년 만에 키파운드리 되찾는다
한국경제 | 2021-10-27 02:07:04
[ 차준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 26일 오후 3시27분

SK하이닉스가 17년 전 경영난 때문에 매각해야 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파운드리를
두 배 키우겠다”고 밝힌 청사진도 이번 인수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주 사모펀드(PEF)인 알케미스트캐피
탈 등이 보유한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매각 측은 여러 인수 희망 후보의 조건을 검토한 후 SK하이
닉스를 낙점해 협상을 했다. 키파운드리의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평가됐
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업체로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가 모
체다.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가 됐고, 2004년 하이닉스
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한 뒤 매그나칩반도체라는 법인을
세워 해외 CVC캐피털에 매각했다.

키파운드리는 이 매그나칩에서 충북 청주에 있는 파운드리 시설만 별도로 떼어
내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3월 PEF 운용사인 알케미스트캐피탈과 그래비티PE 등
에 5100억원에 팔렸다. SK하이닉스는 당시 PEF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2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1년여 만에 전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 규모는 월 20만 장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게 된다.

SK그룹 차원의 반도체 육성 전략도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혀왔다.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사업이 동시에 강화되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한층 커지게 된다.

박 부회장은 올해 5월 “파운드리에 더 투자할 것”이라며 “국
내 팹리스들에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
들 기업은 여러 기술을 개발해낼 수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담장 하나
두고 숙소·식당까지 공유
SK '파운드리 시너지' 키울 파트너
키파운드리의 주요 공장은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의 공장들과 담장 하나
를 두고 인접해 있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와 공업 용수, 전력 등 기반시설
을 공유할 뿐 아니라 SK하이닉스로부터 직원용 기숙사까지 임차해 공동으로 사
용하고 있다.

기밀유지가 생명인 반도체업계에서 양사가 동거를 택한 건 국내 반도체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2004년 당시 하이닉스는 회사 존폐가 달린 재무 위기를 맞자
키파운드리 전신인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를 팔아야 했다. 해외 투자자를 새 주인
으로 맞은 키파운드리 사정도 좋지 않아 매각 후에도 주요 기반시설을 하이닉스
에서 빌려 썼다.

이후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두 회사 모두 상황이 변했다. 부도 직전 위기에
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업체로 자리잡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키파운
드리도 호황 국면을 맞았다. 특히 최근 8인치(200㎜) 웨이퍼를 기반으로 한 반
도체 품귀 현상 덕도 보고 있다. 키파운드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에 SK하이닉스 외 중국 반도체 회사는 물론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과 사모
펀드(PEF) 운용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진 이유다.

결국 인수 경쟁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시너지가 뚜렷한 SK하이닉스가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17년 만에 다시 한몸이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파운드리 부문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시스템IC)가 중
국으로 이전하며 국내에 생긴 공백을 키파운드리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다. 여기에 특히 PEF 경영체제에서 키파운드리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점도 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키파운드리의 생산능력은 시스템IC와 비슷한 월 8만2000장이다. 인수 직후 SK하
이닉스의 파운드리 설비 규모도 두 배 커진다. 반도체를 만드는 8인치 웨이퍼
장비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공장을 지으려고 해도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
다. 본격적인 양산에 이르기까진 수년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키파운드리가
시스템IC와 동일한 8인치 웨이퍼 기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 등
을 생산해온 만큼 신규 투자 대비 생산량 확보에 드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
다.

차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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