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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개 사과에 교섭대표 교체까지…삼성 "총파업 저지" 총력
비즈니스워치 | 2026-05-16 16:26:02

[비즈니스워치] 강민경 기자 klk707@bizwatch.co.kr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총파업 위기로 번진 노사 갈등 수습을 위해 직접 전면에 나섰다. 사장단 사과와 정부 중재에도 대치 국면이 이어지자 해외 출장 일정까지 조정하고 귀국해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해 대표교섭위원까지 전격 교체하며 협상 재개 수순에 들어갔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일본 출장 일정을 일부 조정해 귀국했다. 그는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기자들과 만나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또 채찍질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총파업 사태와 노사 갈등 책임을 총수 스스로 떠안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노조와 임직원을 향해서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고 덧붙였다.



이재용, 일본 출장 일정 조정하고 급거 귀국



삼성전자는 총파업을 막기 위한 협상 카드도 꺼내 들었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임단협 대표교섭위원을 김형로 DS부문 부사장에서 여명구 DS부문 피플팀장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반도체 사업부문 인사 총괄 책임자가 새 협상 창구로 전면에 나선 것이다.



대표교섭위원 교체는 노조가 지난 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면담하면서 요구했던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노사 협상도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조합원 공지를 통해 "여명구 팀장이 내려오고 있고 추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안건은 아직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표교섭위원이었던 김형로 부사장도 교섭 과정 이해를 위해 발언 없이 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노사는 오는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추가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시간은 오전 10시 전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조정에 참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 역시 중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영훈 장관은 전날 노조 측과 만난 데 이어 이날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약 1시간 면담하며 대화 재개와 사태 해결 노력을 당부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고 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상한 없는 특별 포상을 통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총파업 앞두고 재개되는 교섭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전자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최근 각 부서장들에게 메일을 보내 쟁의행위 관련 유의 사항을 공지했다. 총파업을 둘러싸고 직원 간 갈등과 심리적 부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DS부문은 메일에서 "쟁의행위 참여 여부는 직원 각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참여 여부를 둘러싼 압박이나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부서원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반복적인 참여 요구, 참여 여부 공개 압박, 타인 근태 무단 조회 등에 대한 주의도 요청했다.



전날에는 삼성전자 사장단도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주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노사가 한마음으로 화합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사 갈등은 사업부문 간 내부 충돌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가전·TV·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가 반도체 사업 성과급 이슈에만 집중하면서 DX부문 요구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DX부문 조합원들은 노조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각선 임금협상 체결과 파업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준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사내 메신저에서는 DS부문 조합원들이 프로필에 '파업' 문구를 넣자 DX부문 일각서 'DS 파업 반대' 문구 사용 주장이 제기되는 등 내부 여론전 양상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 "직원들이 회사와의 신뢰가 깨져 조합에 가입했다"며 "DS부문은 사실상 대부분 직원이 노조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진전된 안건이 없다면 예정대로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최대 5만명 규모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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