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根 만남" 기획처·한은, 18년 만 재정·통화 "칸막이" 깼다
프라임경제 | 2026-05-14 13:55:12
프라임경제 | 2026-05-14 13:55:12
[프라임경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전격 회동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의 옛 기획예산처 시절을 포함해 예산 부처 수장과 한은 총재가 직접 마주 앉은 것은 이번이 역대 최초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황금 조합(Policy Mix)'을 찾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취임 50일을 맞아 성사된 이번 방문에서 양 기관의 긴밀한 공조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가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기획예산처와 거시경제 안정을 이끄는 한국은행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양 기관이 재정과 통화 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가운데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과 구조적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시절부터 한은을 응원해왔다"며 신 총재를 향해 "국제적 명성과 실력을 갖춘 최고의 전문가가 오셔서 기대가 크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신 총재는 정책 제언자로서의 역할을 약속했다. 신 총재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과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다"며 "한은은 물가와 금융 안정을 위해 정책을 운영하는 동시에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조사 연구와 정책 제언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박 장관이 준비한 '소나무 분재'가 대화의 화두가 됐다. 박 장관은 "총재님의 성함에 든 소나무(松)와 제 이름의 뿌리(根)는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지하의 뿌리와 지상의 나무가 서로를 지탱하듯, 양 기관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견실한 협력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신 총재 역시 "소나무가 추위와 비바람에도 푸르름을 유지하듯 우리 경제의 안정을 함께 지키자"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양측은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출 호조로 반등한 성장세를 점검했다. 다만 고유가 지속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기획처가 최근 편성한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효과를 내기 위해 통화 정책과의 유기적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박 장관은 기획예산처가 수립 중인 △인공지능(AI) 대전환 △인구 변화 △기후위기 △양극화 △지방소멸 등 5대 구조적 과제 대응 전략을 소개, 한은의 전문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신 총재는 이와 관련, "구조적 문제는 중장기 통화 정책 여건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라며 한은의 우수한 조사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 전략 수립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기관은 이번 첫 만남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경제 상황·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을 수시로 공유하는 정례적인 소통 채널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동이 정부의 재정 투입과 한은의 통화 관리 사이의 정교한 박자를 맞추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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