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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물건 늘었다는데 "없어요"…싸늘한 부동산 현장
한국경제 | 2026-05-18 06:30:06
"전·월세 물건이 늘었다고요? 금시초문인데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A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
하며 매매에 '일시 정지' 버튼이 눌린 상황에서, 전·월세 시장
마저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는 모습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서울 서
초구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1만150건으로 10일 전과 비교해 23.7% 증가
했습니다. 한 달 전(6610건)과 비교하면 51.3% 급증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전·월세 물건이 증가한 현상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반포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매매가 되지 않자
집주인들이 고육지책으로 전·월세로 돌린 매물이 통계상 집계되는 것 같
은데, 세입자가 선호하는 가격대의 전세는 별로 없다"며 "집주인들이
보유세 부담을 전세금에 전가하려는 경향도 있어 호가만 높아지는 상황"
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전체를 두고 보면 이런 현상이 이해됩니다. 일부 자치구에서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나온 매물이 매도되지 않자 전·월세 물건으로 전환되며
물건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전·월세 물건이 줄어든 곳도 있기 때문입
니다. 종로구 전·월세 물건이 8.2% 사라졌고, 송파구(-7.7%)와 도봉구(
-7.2%) 등도 매물이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 외곽에서는 가파른 전세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
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 11일 기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8% 상승했습니다.


특히 성북구가 0.51% 오르며 가장 크게 뛰었고, 송파구(0.50%), 성동구(0.40%)
, 광진구(0.37%), 노원구(0.36%) 등도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곡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5억9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맞았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 198
8년에 입주한 단지로 이제 입주 40년 차를 향해 가고 있는 곳입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한화포레미아'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8억50
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7억원대 초중반에 거
래되던 전세 물건이 한 달도 안 돼 1억원 이상 급등한 것입니다. 노원구와 강북
구 등 서울 외곽의 중저가 지역마저 전세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것입니다.


서울 노원구의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월세는 지금도 줄 서서
보는 분위기다. 전세 물건이 나오면 바로 당일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 대기 명단
을 작성할 정도"라며 "가격이 올라도 갈 곳이 없는 세입자가 '울
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계로 집계된 전·월세 물량 증가가 시장의 안정 신호는 아
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가만히 있으면 구조적으로 전·월
세 물건은 계속 줄어드는 구조"라며 "급매로 처분하려다 전월세로 돌
린 분들이 있지만. 일시적인 물량 증가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도 "9일 이후 늘어난 전·월세
물량은 원래도 시장에서 임대차로 존재하던 물건들이라 새로 생긴 공급은 아니
다"라며 "매물의 성격이 바뀐 것뿐이라 대세에 큰 의미는 없다"
;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동북권(노원·성북·강북)
은 최근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전세 매물이 줄어드
는 곳에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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