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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도 AI가 찾았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건강 사각지대
프라임경제 | 2026-07-14 10:41:02
[프라임경제] 건강검진에서 정상으로 분류된 택배기사 1361명 가운데 35명이 심장질환 고위험군으로 추가 포착됐다. CJ대한통운(000120)이 올해 현장 순회 건강검진에 도입한 심전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판독 결과다.

비율로 환산하면 2.6%다. 기존 분류만 따랐다면 별다른 조치 없이 검진을 마쳤을 수 있는 인원에게 AI가 추가적인 위험 신호를 보낸 셈이다. 택배기사 건강검진에 AI를 도입한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기존 검사에서 놓칠 수 있는 위험군을 한 번 더 걸러냈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은 물류업계 최초로 심전도 AI 기반 심장질환 조기 진단 프로그램을 택배기사 대상 현장 순회 건강검진에 도입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장 순회 검진은 전문기관이 전국 300여개 택배 서브터미널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진 일정은 오는 8월 말까지다. 뇌·심혈관계 질환과 혈액, 혈압, 간암 등 60여개 기본 항목에 류마티스 관련 검사와 염증·감염 여부를 살피는 CRP 검사 등이 포함된다.

올해부터 추가된 심전도 AI는 부정맥과 심부전, 급성심근경색, 판막질환 등 주요 심장질환의 위험 신호를 분석한다. CJ대한통운은 2000만개가 넘는 심전도 데이터와 파형을 학습한 AI가 기존 검사 결과 사이에 숨은 이상 징후를 찾아냈다.


다만 AI가 포착한 고위험군은 질환 확진자가 아니라 추가적인 관찰과 검사가 필요한 대상이다. 이번 도입은 기존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위험 신호를 한 번 더 선별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보였다.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한 뇌·심혈관계 건강관리가 필요한 배경은 분명하다.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 사망자는 3만3539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4%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65.7명으로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택배기사를 직종별 건강진단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표적 질환을 뇌·심혈관질환으로 정하고 있다. 공단은 1·2차 검사비의 80%를 지원하고, 유소견자가 나오면 심층건강진단과 전국 근로자건강센터의 맞춤형 관리를 연계한다. 위험군 발견 이후의 관리까지 건강진단의 한 과정으로 본 것이다.

CJ대한통운의 순회 검진은 검사 장소에 직접 가기 어려운 택배기사의 검진 접근성을 높였다. 택배기사가 배송 업무 도중 별도로 시간을 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주말과 야간에도 제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물류업계에서 처음으로 택배기사 건강검진 제도를 도입해 올해까지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검진 비용도 전액 부담한다. 지난해 수검률은 82%, 검진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1점이었다.

검진 장소와 비용은 건강검진 참여율을 좌우하는 요소다.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는 택배기사는 회사별 지원 수준에 따라 검진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 전국 터미널을 찾아가는 방식과 전액 비용 지원은 검진을 받지 못하는 인원을 줄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AI 도입은 여기에 검사의 정밀도를 보완할 수단을 더했다. 기존 검사 결과 사이에서 위험군을 추가로 선별했다면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를 만드는 데 활용할 여지가 있다.

관건은 AI가 경고를 보낸 이후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택배기사가 배송 일정이나 비용 부담 때문에 정밀검사를 미룬다면 조기 선별의 효과도 반감된다. 건강정보가 회사에 어떤 범위까지 전달되고 어떻게 보호되는지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지난해 택배기사 대상 건강검진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4.61점이 나왔고 수검률도 82%를 달성했다"며 "택배기사들이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심전도 AI는 기존 검진에서 지나칠 수 있었던 35명의 위험 신호를 찾아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숫자 이후의 과정이다. 정밀검사와 치료, 지속적인 건강관리로 이어져야 AI가 포착한 위험 신호가 실제 택배기사 건강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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