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6-04-22 07:20:02
[비즈니스워치] 윤서영 기자 sy@bizwatch.co.kr

롯데GRS가 8년 만에 '연매출 1조 클럽' 재가입에 성공했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롯데리아의 신제품 전략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하지만 과거 롯데GRS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커피 사업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기울어진 가세
롯데GRS의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인 엔제리너스는 한때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국내 3대 커피숍'으로 꼽혔다. 커피전문점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음에도 불구, 롯데GRS의 탄탄한 가맹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이에 따라 엔제리너스는 론칭 7년 만인 2013년 매출이 1500억원을 돌파했고 매장 수도 90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나친 출점 경쟁에만 치중한 탓에 브랜드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가격만 비싼 커피'라는 소비자 반응이 잇따랐다. 매장 수는 계속 늘어났지만 소비자들이 굳이 엔제리너스를 찾아야 할 '강력한 한 방'이 없었던 셈이다. 그 사이 스타벅스는 '시즌 한정 메뉴',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등을 강화하며 고객 충성도를 확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커피 시장에 이른바 '메컴빽(메가커피·컴포즈·빽다방)'으로 불리는 저가 커피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엔제리너스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커피의 맛부터 매장 분위기, 가격, 브랜드 정체성 등에서 뚜렷한 특색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프리미엄과 저가 브랜드 어느 곳에서도 경쟁하기 어려운 포지션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449개였던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이듬해 412개, 2023년 376개, 2024년 297개로 축소됐다. 현재는 240여 개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엔제리너스는 이 과정에서 강남역점, 대전시청점, 광주 유스퀘어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들의 문을 닫았다. 그 탓에 '엔제리너스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동시 공략
계속된 위기에 롯데GRS는 '상품 다각화'를 엔제리너스의 부활 카드로 꺼내들었다.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안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재해석한 '반미'부터 저당 라인업 '엔제린밸런스' 카테고리 강화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달에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단종됐던 '클래식 라인'도 11년 만에 재출시했다. 몸집을 줄이는 대신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려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엔제리너스와 지난해 6월 론칭한 '스탠브루'를 통한 투트랙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롯데GRS는 5개의 스탠브루 매장을 운영 중이다. 주거지와 오피스, 역세권 등 다양한 상권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하는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 참가해 스탠브루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엔제리너스가 대중성과 접근성을 담당하고 있다면 스탠브루는 커피 본연의 맛과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층을 겨냥하는 구조다. 사실상 두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프리미엄'과 '저가'로 이원화해 양극화된 국내 커피 시장 내에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GRS는 향후 스탠브루의 가맹사업을 적극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롯데GRS는 두 브랜드 간 역할 분담이 확실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뉴 구성부터 타깃 고객층이 뚜렷하게 구분돼 '내부 경쟁(카니발라이제이션)'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상권별 맞춤 출점 전략을 통해 운영 효율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형 상권에는 엔제리너스를, 소형 상권이나 테이크아웃 수요가 중심인 지역에는 스탠브루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투자 대비 수익률을 정교하게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가격 경쟁과 브랜드 경쟁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확산으로 가격 경쟁 압박이 커지고 있는 건 물론 프리미엄 시장 역시 경험 중심 소비 트렌드로 빠르게 진화하는 추세다. 이에 엔제리너스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스탠브루의 시장 안착 여부가 중장기 성과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피 시장은 단순히 가격이나 맛을 넘어 공간 경험과 브랜드 스토리까지 종합적으로 소비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며 "엔제리너스의 리포지셔닝과 스탠브루의 초기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마케팅 투자와 운영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트랙 전략도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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