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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끌고' 2차전지 '밀고'…확 달라진 코스닥 포트폴리오
한국경제 | 2021-04-13 02:08:03
[ 박재원/고윤상 기자 ] 코스닥지수가 20년여 만에 1000선을 넘어섰다.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주춤한 사이 개인들의 유동성이 중소형주로 급격히 옮겨간 영
향이다.

12일 코스닥지수는 1.14% 오른 1000.6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1000을
넘어선 건 ‘닷컴 버블’ 당시이던 2000년 9월 이후 20년7개월 만이
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가 1.48%, 셀트리온제약 1.60%, 씨젠 4.31%, 펄어비스 2.91%, 카카오게임즈 1.
29%, 에코프로비엠이 8.54% 올랐다.

종가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4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했다. 지난해 말 385조6000여억원에서 100여 일 만에 25조5000억원 넘게 많아졌
다.

이날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 392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길게 보
면 개인이 코스닥지수 1000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개인은 코스닥시장
에서 5조339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2357억원)다.

‘실탄(현금)’을 들고 있던 개인들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사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로 관심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에 따르면 개인의 투자자예탁금은 64조7165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원 넘게 늘었
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 하루평균 거래량은 24억6800만 주로 지난해(16억3200만
주) 대비 50% 이상 많아졌다.

코스닥, 20년7개월 만에 1000 고지 밟아
'박스피'에 실탄 들고있던 개미들, 코스닥으로 관심 돌려
코스닥지수가 20년7개월 만에 ‘천스닥’ 고지에 올라선 것은 성장성
을 갖춘 포트폴리오의 힘이었다. 바이오, 2차전지, 미디어콘텐츠, 게임주 등이
고르게 오르면서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 악몽을 씻어
내고 다시 한 번 가보지 않은 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조정기
를 거친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귀환 등에 힘입어 연초 이후 또 한 차례 상승세
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도 황금포트폴리오
지수가 1000을 돌파한 12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6개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씨젠 등 바이오 대장주들을 비롯해 게임(펄
어비스, 카카오게임즈), 2차전지(에코프로비엠) 등이 동시에 코스닥지수를 밀어
올렸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하락했던 씨젠 주가는 나흘 새 35.35% 급등했
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일단락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도 큰 폭으
로 올랐다. 에코프로비엠(8.54%) 엘앤에프(7.76%)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2억원, 2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은 195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약 20년7개월 만이다. 게임, 미디어콘텐츠 등 새로운
성장주가 떠받치던 코스닥지수가 2차전지, 바이오주가 살아나자 단숨에 1000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그간 코스닥 상승세는 바이오주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5개
대형 바이오 종목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10조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천
스닥’ 문턱에서 미끄러진 코스닥지수는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한 달 전만
해도 9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데블시스터즈’ 등 일부 종목
이 급등주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대형주에 밀려 투자자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
다. 악몽과 함께한 20년
IT 버블이 급격히 꺼진 2000년 9월 15일 코스닥지수는 992.50에 마감됐다. 벤처
육성을 위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1999년 이후 2834.40(2000년 3월 1
0일)까지 치솟았던 지수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무너졌다. 이 기간 52조2000억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1000선에 복귀하는 데 꼬박 20년이 걸린 셈이다. 코스닥
이 20년간 헤매는 동안 나스닥은 200% 넘게 뛰었다.

20년간 코스닥은 체질을 바꿨다. 닷컴버블 당시(2000년 9월 15일 기준) 시총 1
위는 국내 휴대폰 시장 태동기 급성장했던 이동통신사 한통프리텔이었다. 한통
엠닷컴(3위) 하나로통신(4위) 다음(7위) 새롬기술(8위) 등 IT 업체도 시총 상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소재, 게임 업체 등이 고르게 포진한 지금과는 달
랐다. 이후 바이오업체들이 주도하던 상승세는 서서히 반도체, 2차전지, 5세대
(5G) 이동통신, 소재·부품업체로 옮겨 붙었다. IT·엔터가 새로운
상승동력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 내 업종별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초
까지 코스닥지수는 바이오·제약에 따라 좌지우지됐다. 바이오 업종의 변
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반도체 장비와 2차전지 소재주
, 미디어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지수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기존에 ‘코스닥=바이오’라는 시각으로는 코스닥시장의 흐름을 설명
할 수 없게 됐다. 드라마 콘텐츠주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시총 10위로 다시 올라
선 게 대표적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바이오 중심으로 움직였던 코
스닥지수가 IT와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동력이 다양화되고 있다&r
dquo;며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주도 업종이 된다는 게 코스닥시
장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고윤상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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