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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보수 대통령 당선…핵합의 복원에 청신호? [김리안의 중동은지금]
한국경제 | 2021-06-22 06:10:49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 후보가 당선된 게 오히려
이란과 미국 간 진행 중인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란과 JCPOA 복원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정부에는 이란의 강경 보수 성향 대통령 당선이 오히려 짧은 천재일
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이란 내무부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대선에서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라이시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받은 이력이 있는 반미 성향 인사인 만큼 일각에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
장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NYT는 "라이시가 오는 8월 취임하기 전까지 미국과 이란 현 정부가 JCPOA
복원 협상을 끝내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산 로하니 대
통령이 이끌고 있는 현 이란 정부는 미국 주도의 대이란 제재를 끝내기 위해 J
CPOA 복원 협상에 적극적이다. 이란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 국가의 중재로 JCPOA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다만 20일 현재 정치적 결
정이 필요한 세부 쟁점이 있다는 이유로 일시 중단됐다.

라이시는 반미주의 성향이 강하지만,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현 정부의 J
CPOA 복원 약속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특히 현재 이란의 실권을 쥐고 있
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도 JCPOA 복원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유력 후계자 후보인 라이시가 하메네이의 입장을 쉽게 뒤집을 순 없
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알자지라 역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우리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한 발언을 토대로 "라이시가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과 이란 간 JCPOA 복원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점쳤
다.

NYT는 "로하니 정부 임기 내에 JCPOA 복원을 끝낸다는 것은 서방의 대이란
제재 완화가 이란의 경제 회복에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서방국가
에 무릎을 꿇었다는 것에 대한 이란 내부의 분노와 그 책임을 온건파 정부가 떠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반면 이 협상이
효과적이라면 경제 성장의 공로는 라이시 대통령 휘하의 새 보수정권에 돌아가
'미국에 맞서 나라를 되찾으려면 강경 민족주의 정부가 필요하다'는
라이시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JCPOA 복원은
라이시 등 강경보수파 입장에서는 잃을 게 없는 게임판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하니 정부가 핵 합의 복원을 타결하고, 그 과실
을 라이시 정부에서 거둘 수 있다면 복원 협상은 더욱 쉽게 진전될 것"이
라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 발리 나스르
는 "이란 입장에서는 지금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던 순
간에 비교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화당 소속이자 반(反)공산주의자인
닉슨 전 대통령이 오히려 공산국가인 중국과의 수교 등 데탕트를 이끌어낸 것을
빗댄 표현이다. 나스르 교수는 "보수파가 아닌 이들이 바이든 정부와 협
상을 타결한다면, 그들은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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