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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 "3년 숙원" IPO 사실상 중단··· 최태원까지 번지는 "오너리스크"
뉴스핌 | 2021-06-24 07:31:00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SK매직의 숙원인 연내 IPO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아직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조차 내밀지 못한 데다 이미 상반기가 지났다. IPO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발목을 잡은 '오너리스크'가 이번엔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번질 조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사익편취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곧 확정한다.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SK텔레콤 자회사 등 SK그룹 다른 계열사들도 줄줄이 상장 순번을 대기 중이다. 교통정리를 담당할 SK그룹 수뇌부 시선도 온통 최태원 회장에게 쏠려 있다. SK매직의 연내 IPO 목표 현실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photo@newspim.com

◆'오너리스크' 논란, 최신원 이어 최태원도?

2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30일께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날 전원회의 안건이 아직 상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최태원 회장 등 총수일가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제재가 안건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실트론은 국내 최대 반도체 웨이퍼(원판) 생산업체다. SK가 2017년 LG실트론 지분 전체를 인수하면서 SK실트론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SK는 먼저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분 19.6%를 그보다 30% 낮은 가격으로 사들였다. 과반 지분을 확보한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진 가격이다.

그런데 이때 최태원 회장이 그 외 나머지 지분을 똑같이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한 게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SK의 이같은 행위가 총수 일가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제공, 부당한 이익을 주는 사익편취 유형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8년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실제 SK실트론은 반도체 호황을 타고 몸집을 크게 키웠다.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으로 2017년 9330억원에서 두 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7억원에서 2494억원으로 80% 늘었다. 공정위는 당초 5월께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6월말 현재까지 결정이 다소 미뤄졌다.

SK그룹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인사는 "지난 4월 공정위가 쿠팡을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분류하면서도,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총수) 지정에서 제외하면서 비판 여론이 컸다"며 "그 때문에 공정위도 대기업 규제에 의지를 드러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제재 수위에 따라 SK그룹 맞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뒤를 이어 최태원 회장에게로 오너리스크 논란이 옮겨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인사는 "최근 삼성의 웰스토리 부당지원에 대한 삼성의 동의의결(자구안 마련) 신청을 공정위가 기각한 것처럼 SK실트론과 관련해서도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총수가 연관된 만큼 시정명령, 과징금 등 제재수위를 두고 SK그룹 차원의 고민이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 SKC, SK네트웍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는다. 2021.02.17 dlsgur9757@newspim.com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전 회장 아들이다.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줄곧 SK그룹 전 계열사의 ESG 경영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이후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서도 재계 내 ESG 전도사를 자임 중이다.

ESG는 기업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경영성과 및 투자가치 지표로 활용하는 움직임이다. 경영인 또는 오너의 비위 행위는 지배구조 평가와 직결된다. 정작 최태원 회장 본인도 2013년 선물옵션 투자를 위한 4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경험이 있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의 100% 자회사다. 최신원 회장의 구속은 SK매직의 IPO에도 대형 악재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을 통해 2235억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징역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SK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도 SKC에 대한 900억원 규모 배임 혐의로 오는 8월부터 최신원 회장과 나란히 법정에 선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업계는 최신원 회장을 향한 재판 결과가 SK매직 상장 심사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상장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요즘 ESG가 강조되는 추세로 거버넌스(지배구조) 측면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화재 사태로 오너십에 대해 책임을 묻는 여론이 거센 만큼 최근 ESG는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며 "오너 부재로 인한 사업상 영향 등도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SK매직 실적추이  

◆SK매직 "IPO 주관사 선정 외 모두 홀딩"

SK매직은 올해 초만 해도 SK네트웍스 재무 전문가 윤요섭 경영전략본부장(CFO)를 대표이사로 맞이해 연내 IPO 성사를 목표로 내걸었다. 2018년부터 3년째 추진해온 'IPO 장정'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의지다.

그러나 현재 상장을 위한 내부 작업은 중단된 상황이다. IPO는 주관사 선정 이후 예비심사 청구, 거래소 심의 및 승인, 공모주 청약과 배정 등 과정을 거쳐 마무리된다. SK매직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상장 주관사 선정만 이뤄진 단계로 다른 작업들은 모두 홀딩 상태"라며 "IPO 시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IPO 시 상장 완료까지 통상 3~6개월이 소요된다. 기업 입장에선 거래소가 추가자료를 요구하거나 재심이 필요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미 상반기가 다 지났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경우 3개월 전후로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며 "SK그룹 내 다른 상장사들과도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연내 상장은 물리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 SK바이오팜에 이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를 연달아 상장했다. 이들 모두 공모가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줄줄이 상장 대기 중이다.

SK종합화학, 루브리컨츠 등과 함께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SK텔레콤 자회사들이 대표적이다.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올해 하반기 이후 IPO 시장 기대주들이다.

SK매직 입장에서도 공모과정이 흥행하려면 이들과 상장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물론 SK그룹이 주요 현안과 관련 오너리스크로 시선이 쏠린 상황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상장은 SK그룹 차원은 물론 모기업 의중도 중요하게 반영된다"며 "렌탈업계 전반의 성장세로 기업가치가 올해 이후에도 충분히 상승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장을 서둘 상황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my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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