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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금융사, MZ세대 이해 못하면 멸종…그들에 전권 맡기자"
한국경제 | 2021-07-29 16:35:31
[ 이인혁/김대훈 기자 ] “MZ세대를 잡으려면 MZ세대가 호랑이굴에 들어
가야….”

2030 직원들로 구성된 신한카드 ‘알스퀘어’는 이런 취지에서 시작
된 일종의 특공대다. 결재선이 중시되는 전통 금융회사의 공식대로라면 각 부서
막내뻘에 불과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의 의견은 묵살되기 쉽다. MZ세
대에게 ‘역멘토링’을 받겠다는 신한카드 경영진의 선택은 이런 점
에서 파격적이라고 평가받는다. MZ가 분석한 MZ의 영향력

알스퀘어는 이용자들이 공동으로 실적을 쌓는 ‘크루카드’, 반려동
물·게임을 활용한 마케팅 강화, 아이폰 간편결제 확대 등의 아이디어를
냈다. 모바일 앱 페이판을 개편하면서 ‘캐릭터 키우기’ 등 게임적
요소를 가미한 것도 알스퀘어 아이디어였다.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과거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 알스퀘어는 최근 2030 사이
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둘러본 뒤 회의를 열고, Z세대
가 즐기는 1인 크리에이터 플랫폼인 캐릿에서 사업화할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M세대와 Z세대를 구분해 마케팅을 하자는 것도 알스퀘어의 제안이다. 알스퀘어
에 따르면 M세대는 가격 할인을, Z세대는 디자인과 포장을 중요시한다. M세대는
셀럽, Z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케팅의 효과가 크다. Z세대는 가족 구성원
의 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Z세대 자녀가 “이 옷은 촌스럽고 저
옷이 세련됐어”라고 조언하면 윗세대에 비해 권위적인 성향이 덜한 X세
대 부모가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MZ가 주도할 20년 뒤 금융산업
전통 금융회사 경영진이 MZ세대에게 ‘경영 조언’을 듣는 이유는 이
들이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토스 카카오뱅크 등은 MZ
세대가 기획하고 개발한 서비스다. 반면 시중은행과 보험사 등 전통 금융사는
그렇지 않다.

X세대까지의 과거 세대는 전통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애소득가설’
에 따라 금융생활을 영위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저축과 투자를 통해 돈을
모으고,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냈다. 각종 연금상품으로 노후를 준비
하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다.

MZ세대, 특히 Z세대는 저축보다 투자를 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가
심비(가격 대비 만족도)에 따라 금융상품을 고른다. 위험도가 높은 암호화폐와
주식 투자를 통해 ‘파이어(FIRE·조기 은퇴)족’이 되길 꿈
꾼다. “쇼핑하듯 주식하고, 게임하듯 적금에 드는 MZ세대의 금융을 이해
하지 못하면 전통 은행이 살아남기 힘들다.”(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부문
부행장)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MZ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전통 금융사들도 MZ세대에게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은행들은
MZ세대가 열광하는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에서의 신사업을 준비하고, 전용 예&m
iddot;적금을 내놓는 등 상품 혁신을 벌이고 있다.

게임, 유튜브 마케팅은 금융사들이 공통적으로 공들이는 분야다. 우리은행은 리
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임 리그를 후원하고, 신한은행은 카트라이더 제휴 마
케팅에 나섰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버추얼 모델 루시를 활용해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대형 은행들은 브랜드와 플랫폼을 MZ세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신
한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20대 전용 모바일 앱 브랜드 헤이영은 출시 1년여 만에
250만 명가량의 회원을 확보했다. 서비스를 MZ세대에 맞게 단순화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MZ 전용 파킹통장을 출시한 게 주효했다. 국민은행은 간편
금융 앱 리브를 Z세대 특화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Z세대를 위한 전용 플랫폼 ‘아이부자’ 모바일 앱
을 최근 내놨다.

조만간 MZ세대가 선호하는 메타버스를 통한 은행 거래가 일반화하는 등 전통 금
융사의 반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 메
타버스 플랫폼 게더의 가상공간에 영업점과 채용 상담 부스를 만드는 실험에 나
섰다. 향후 메타버스에서 경영진 회의, 기술 미팅 등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인혁/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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