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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전 매물 거두는 집주인은 양반"…서울 매물 '씨 말랐다'
한국경제 | 2021-07-31 08:13:46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인데 온라인상 매물은 20여개밖에 없어요
. 집주인들에게 실제 매도가 가능한 매물을 조사해보면 10여개도 안될 거예요.
예전에는 60~70개씩 있어도 적다고 그랬는데 지금은 거의 매물이 실종된 상태
죠.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니 집주인들이 쉽게 팔지 않으려 매물이 크게 줄었죠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

부동산 매매 시장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거래절벽' 수준까지 악화됐다
. 6월 보유세 부과기준일이 지난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시행되면서
집값 상승세는 가팔라지지만 매물은 줄었다. 전세가격 상승세까지 겹치며 실수
요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돼 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탓도 있다. 서민들의 ‘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
집주인들, 매도보다 버티기…‘거래절벽’ 심화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은 총 8만8922건으로 지난해
6월에 비해 35.8% 줄었다. 지난 5월과 비교하면 8.8%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
난달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4만2016건으로 5월에 비해서는 11.3%, 1년 전보다
44.4%나 축소됐다. 지난달 서울 거래량은 1만1721건으로 5월 대비 10.8%, 지난
해 6월 대비 39.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도 55만9323건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9% 감소했다. 상반기 수도권(27만8340건)은 작년 상반기 대비 18.0%, 지방(
28만983건)은 0.1% 각각 줄었다. 서울의 상반기 거래량은 7만28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감소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정부가 보유
세 및 거래세 부분을 모두 강화하다보니 시장에 숨구멍이 없어졌다”며 &
ldquo;주택 정리를 생각하던 다주택자들이 증여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매물이 감
소했기 때문에 거래량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잠실의 대표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엘스 아파트(5678가구)가 6월 한 달간 매매
거래가 대형 면적 단 한 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집주인들은 추가 상승 기대감
에 무작정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잠실의 U공인 관계자는 “실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의 30~40%는 거래가 어렵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매도 전에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들은 양반이다. 매매 과정에서 변심해
매물을 거두고 계약을 취소하거나 집값을 올리는 경우가 더 많다”고 분
위기를 전했다.

시장에선 거래 뿐만 아니라 공급 자체도 줄었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건축연도가 지난해(2020년)인 아파트는 31만1000가
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제시된 직전 5년(2015~2019년)간 평균 아
파트 공급량인 39만3200가구에 비해 20.9%나 적었다. 2019년 35만5000가구와 비
교하면 12.3%가량 감소했다. 2014년 30만2000가구 이후 공급물량이 가장 적었다
.
거래절벽에도…매매는 ‘신고가 행진’
매물 자체가 적다 보니 그나마 거래된 물건의 대부분이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가
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정부가 계속해 부동산시장에 ‘경고음’을 울
리고 있지만 사실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25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면적 5349개 중 최고가 거
래는 4102개로 76.69%에 달했다. 최고가 거래는 기존 최고가와 같거나 그 이상
인 거래가다. 서울 아파트 거래를 유형별로 나눴을 때 4건 중 3건 이상은 기존
최고가와 같거나 높은 금액으로 거래된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초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
적 84m²는 6월 중순 39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올해 4월의 신고가(
38억5000만원)보다 1억3000만 원 올랐다. 3.3m²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
1700만원이다. 강남 압구정에선 한양8단지 전용 210㎡가 지난 9일 이전 거래보
다 18억2000만원이 오른 66억원에 손바뀜했다.

압구정 Y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이 양도세를 몇억원씩 내고 나면 다신 비
슷한 집이라도 사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매도에 매우 신중하다”며 &ldquo
;보유세가 부담이 돼도 어떻게든 버티거나 차라리 자녀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값이 싸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 무주택자들이 주로 입성을 노리는 서울
외곽지역도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구로구 오류동 영풍마드레빌 85㎡
는 한 달 사이 4000만원 가량 오른 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성북구 돈암동 한
신한진 68㎡ 역시 이달 7억5500만원에 거래돼 지난 5월 대비 7700만원 상승했다
. 구로구의 경우 이달 거래 신고된 26건 가운데 19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
북구도 27건 중 13건이 신고가였고, 관악구도 15건 중 신고가가 8건에 달했다.


문제는 하반기 집값 상승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과 시장에선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7∼12월) 전국 주택 매매가가 1.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으로 보면 올해 전국이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5.4%)을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각종 거래 규제 때문에
계약건수는 줄었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기에 일부 거래가 신고가
를 경신하는 식의 가격 상승이 보이는 중”이라며 “당분간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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