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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청약이 부동산 시장에 주는 의미[박지민의 청약뽀개기]
한국경제 | 2021-09-18 06:57:25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지 만 1년이 지났습니다. 과천과 하남과 같이 서울과 붙어있는 경기도에서도 민
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시키고 있지만 이 제도의 실상은 서울 집값 상승을
묶어서 아래까지 퍼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반값 아파트를 공급한다면 기축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했던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바뀌면서 매수
세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둔촌주공의 분양이 미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
다고 봅니다.

매수수요를 청약수요로 '아직까지' 묶어 두는 것이죠. 총 입주 1만200
0가구, 분양 예정 5000가구 급의 초대형 단지의 청약 결과가 오픈되면 당첨 &#
39;기대'수요가 '실망' 매수 수요로 둔갑하면서 강동, 송파 지역을
위시한 서울 전체의 집값이 크게 상승할 배경을 만들어 냅니다.

이 수요의 규모는 최소 5만 가구입니다. 서울 내 분양 아파트의 청약통장 접수
규모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 전 최대 3만~4만 건이었고, 최근 만 1년 간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이 소규모를 제외하고 전무하다고 보면 청약 대기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지난 1년 서울 아파트 상승폭을 대입한다면 청약통장 대
기수요를 5만 가구로 추정한 것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5만가구는 1년 간 서울
적정 공급량과 비슷한 수치이기도 합니다.

청약 대기수요가 매수수요로 전이되는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조건도 있습
니다. 분양가 9억원 초과 분양에 대해선 현재 중도금 대출을 실행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둔촌주공 전용면적 84㎡의 경우 분양가가 12억~13억원으로 추정됩니
다. 이에 따라 전용 59㎡의 분양가도 9억원 이상으로 책정될 수 있습니다. 대기
청약자들도 분양가 9억원 초과에 따른 중도금 대출 불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
고 있기 때문에 분양가에 근접한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충분한 자금력을 동원한 5만 가구의 매수 전환 포지션은 그 한계를 투기과열지
구 내 주택담보대출 가능선인 매매가 15억원까지도 염두합니다. 청약 포기 수요
가 매수 수요로 전환되면 둔촌주공을 위해 준비했던 자금으로 매수 가능한 현재
9억~15억 원 범위에 있는 기축 매물대가 싹 사라집니다. 즉각 나타나는 결과는
서울 집값의 계단식 상승, 그리고 그 주변 도시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기축의 매매 호가가 실거래가로 둔갑되면서 신고가 갱신이 연속돼
부동산 폭등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8월 수도권 공공택지 추가 공급 안이 발표된 것도 이와 아주 연관이 없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현실에 맞춰 풀어 적정한 분양가에
적당한 청약 자격으로 당첨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불어넣고 있는 현재 상황
도 위의 후폭풍을 고려했다고도 보입니다.

둔촌주공의 청약 연기, 사전청약 실시 모두 매수수요를 청약수요로 묶어두는 데
에 의미가 있습니다.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반포, 압구정, 청담 청약이
나라 얘기인 이유는 이와 연장선 상에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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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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