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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업까지 진출하는 넷플릭스 왜?
비즈니스워치 | 2021-10-24 07:20:02

[비즈니스워치] 이혜선 기자 hs.lee@bizwatch.co.kr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넷플릭스가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본 것인데, 아직까지 넷플릭스는 기술, 콘텐츠 등 게임사업에 필요한 것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장의 모습보다 5년, 10년 후 넷플릭스가 그릴 게임·비디오 사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규 유료구독자 증가세 둔화…고민중



24일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지난 7월20일 주주들에게 보낸 실적 보고 서한에서 게임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그로부터 한달여 만인 지난 8월27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두개의 안드로이드용 모바일게임을 폴란드에서 서비스한다고 밝힌 것. 구체적인 론칭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는 내년 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도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데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넷플릭스가 향후 가입자 수를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한 수단과 전략을 게임에서 발견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최대 고민은 둔화세의 신규 유료 구독자 수다. 지난 2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 수 증가 폭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분기 신규 유료 구독자 수는 약 154만명인데 이는 지난해 1분기(1580만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올해 1분기(390만명)와 비교해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넷플릭스 위기는 여가활동이 변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됐다. 과거에는 여가시간에 TV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더 이상은 '여가활동=비디오'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경쟁에서 게임의 경쟁력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가 게임사업을 하려는 이유는 또 있다. 게임은 비디오 스트리밍에 비하면 효율적인 사업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1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며 연간 200억달러(약 23조5660억원) 이상을 콘텐츠 소싱에 지출한다. 반면 연간 40억달러(약 4조7132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사람들이 매월 30억시간 이상 즐기는 '포트나이트'는 현재 1000명이 운영하지만 24명의 개발자로 시작된 게임이다.



IP 활용은 넷플릭스 강점



넷플릭스 본업을 위해서도 게임사업 진출은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경쟁 스트리밍 사업자에 비해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오리지널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에 적용하고 있다. 영화·TV·도서 IP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이 넷플릭스에게 IP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넷플릭스로서 기댈 수 있는 것은 게임 IP밖에 남지 않는다.



보고서는 "게임은 새로운 IP를 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채널이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지속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게임 영역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넷플릭스는 게임으로 IP를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하며 수익화하는 모든 경험을 아웃소싱 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내재화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넷플릭스가 게임사업에 진출하더라도 기술·경쟁·콘텐츠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과 운영 역량을 구축하기 전까지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게임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작은 '경쟁 없이 혼자 즐기는 캐주얼 게임' 정도고,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어떤 전략을 들고나오더라도 게임판의 절대강자들과 경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초반 행보보단 장기 지향점에 초점"



보고서는 넷플릭스의 게임사업을 전망할 때 초반 행보보다 장기적인 지향점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두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2억1000만명이며 구독당 3.5개의 프로필이 있으므로 월간 이용자 수는 7억명이 넘는다. 애플과 구글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보다 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전달할 수 없다.



넷플릭스의 게임사업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가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때부터 무료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6년이 걸렸으며 독자 서비스로 분리하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오리지널 시리즈도 계획을 발표한 때부터 첫 출시까지 4년이 걸렸다. 이러한 스트리밍 비디오 사업에서의 역사는 넷플릭스가 5~10년의 장기적 시간표 속에서 게임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이런 전략은 향후 수년 동안 게임 부문에서 넷플릭스의 미래가 평범하거나 존재감이 없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내부적으로 크리에이티브·라이브 서비스·멀티플레이어 지원·소셜 등의 역량을 키우고 개발자와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넷플릭스의 게임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비디오 스트리밍의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게임사업 진출에 대해 대체로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전략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넷플릭스라도 단기간에 게임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어려움과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게임사업에 진출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여러 분야가 서로 넘나드는 시대에 넷플릭스가 게임 기업들의 경쟁자이자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넷플릭스가 게임사업 진출은 결정한 것은 그만큼 게임산업이 현재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음을 인정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추가 게임으로 급격히 기울 것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게임사업에 진출한 넷플릭스를 보면서 글로벌 게임산업이 해야 할 일은 미래의 게임을 어떻게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 기업들 역시 현재의 게임 형태나 사업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수요 변화에 민첩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게임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게임 기업들도 비디오와 음악산업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산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가치의 게임을 만들어 내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전체 콘텐츠 산업을 놓고 게임의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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