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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업보안 범죄 원인과 대책
이투데이 | 2021-10-25 08:03:39
이창무 중앙대학교 보안대학원장(opinion@etoday.co.kr)


산업보안이란 무엇인가. 불법행위로부터 산업자산을 보호하고 손실을 예방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산업보안 범죄란 산업자산을 침해하는 일체의 불법행위를 포함한다. 산업기술유출과 영업비밀 침해를 비롯하여 직원의 횡령, 배임 등 산업자산에 손실을 끼치는 모든 행위가 해당된다. 특히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행위는 기업에 대한 손실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경쟁력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산업보안범죄를 경제 산업안보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영국 지식재산청(UKIPO)은 지난 4월 영업비밀 침해로 국내총생산(GDP)의 1%에서 3%까지 경제 피해가 발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치를 국내에 적용하면 최대 60조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피해만 이 정도다. 국내 주요 기술을 해외로 빼돌려 발생한 피해 액수만도 지난 5년간 최소 20조 원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우 기업이 도산하는 이유 가운데 1/3이 직원의 부정행위 등 산업보안범죄 때문으로 조사됐다. 산업보안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대책마련이 시급하고도 중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산업보안범죄는 왜 발생할까. 모든 범죄가 그렇듯이 산업보안범죄 역시 여러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발생한다. 특정 요인으로 범죄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좀 더 단순하게 산업보안범죄를 들여다보면, 결국은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의 동기와 범죄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가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범죄 동기와 기회가 함께 주어질 때 산업보안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한탕주의’와 같은 범죄 동기는 흔하게 마련이다.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 각종 투기 열풍이 이러한 한탕주의를 부채질하고, 범죄에 대한 저항심을 떨어뜨린다. 문제는 범죄 기회다. 아무리 범죄 동기가 충만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범죄를 저지르기 쉽지 않은 법이다. 범죄 기회는 보안의 취약성과 직결된다. 산업보안이 허술하고 취약한 곳에서 산업보안범죄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보안의 취약성은 ‘설마 내가 걸릴까’라는 낙관 편향(optimism bias)과 함께 범죄의 문을 열게 만든다.

‘솜방망이 처벌’도 범죄를 부추기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적발돼도 처벌 수준이 미약할 때 범죄 문턱은 낮아지는 것이다. 해외 산업기술유출사범의 경우 최대 15년 이하 징역형이라는 강력한 처벌규정이 있음에도, 작량감경 규정 등으로 인해 실형 선고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Gary Becker)가 주장하는 것처럼, 범죄로 인한 이익이 처벌 등 각종 비용보다 높다고 판단할 때 범죄를 저지른다. 때문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실제 선고 형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면 적발돼 처벌을 반드시 받는다는 처벌의 확실성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설마…’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무력화할 수 있다. 정보 및 수사 인력의 확대와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결국, 산업보안과 처벌의 강화를 통해 범죄 기회의 문을 좁히는 노력이 중요하다. 산업보안이 곧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현 상황에서 산업보안 전문 인력 양성 및 산업보안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산업보안의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 수 없다.

※ 이 글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및 (사)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공동기획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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