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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잔치 끝났다]규제의 부작용…세대양극화·월세시대 여나
비즈니스워치 | 2021-10-28 07:05:02

[비즈니스워치] 이경남 기자 lkn@bizwatch.co.kr

이번에 금융당국이 마련한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도입은 대출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나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부작용 역시 뒤따를 것으로 우려한다.  



당장 소득 수준에 따라 금융권에 손을 빌리기 어려워져 소득에 따른 '대출차별'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DSR을 산출할 때 분모가 되는 것이 연간 소득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이번 DSR 규제에는 DSR 산출 시 전세대출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지만, 전세대출 역시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도록 개선할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주거형태가 급격하게 바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은행 대출에서도 '세대차이' 우려



DSR규제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 중 가장 우려되는 점은 소득이 적은 2030세대나 취약계층의 은행 접근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질 것이란 우려다. DSR을 산출 시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연간 소득이 많을수록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통계청이 올해 초 내놓은 '2019년 임금근로일자리소득' 자료에서 연령대별 평균소득을 살펴보면 △20대 221만원(연2652만원) △30대 335만원(연4020만원) △40대 381만원(연4572만원) △50대 357만원(연4284만원) △60대 207만원(248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자산 형성에 나서는 20대가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되는 금액을 은행에서 빌린다고 가정할때 원리금은 1060만원을 넘어서면 안된다. 매달 88만원가량이다. 5000만원의 신용대출(만기 5년, 금리 4%)만 받아도 원리금 상환액이 92만원을 넘어선다. 신용대출을 하나라도 받았다면 추가 주택담보대출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나마 주택담보대출은 만기가 길기 때문에 2억원 이상 대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사실상 2억원이 턱걸이다. 2억3000만원(만기 35년, 금리 3%)을 받았을 때 원리금상환금액이 88만5155원으로 겨우 40%를 맞출 수 있다.



자연스럽게 소득이 가장 많은 40대의 경우는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크게 늘어난다. 40대는 연간 원리금으로 1828만원, 매달 152만원을 갚아나갈 수 있는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20대가 빌리는 경우와 같은 조건으로 따져봤을 때 신용대출로 9000만원 가까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DSR 규제 대상 금액 한도까지 대출을 받는 것이 아닌 만큼 최대 1억원까지는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훨씬 유리하다. 최대 3억9000만원까지는 DSR 40%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이에 금융당국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DSR 산정시 대출 만기까지 예상되는 미래소득을 대출한도에 반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이 역시 마땅한 기준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근속기간이 짧고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미래 소득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현재 소득에 근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인 만큼 소득에 따라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규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도 고소득자가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 받을 수 있던 것은 사실이나 DSR 규제 조기 도입으로 인해 이러한 기조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거 문화 확 달라질 것



금융권에서 이번 DSR규제 도입으로 인해 가장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바로 주거 문화의 변화다. 당장 주택 구매 시 기대할 수 있는 은행의 자금지원 수준이 크게 줄어들면서 내집마련이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택 구매시 6억원 이하의 주택이라면 LTV40%가 적용돼 2억4000만원까지 대출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DSR 규제 도입 시에는 주택가격과 무관하게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야 할 경우 경우 DSR 40%규제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출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특히나 소득이 낮으면 낮을수록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적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니 신혼부부 등이 첫 살림을 내집으로 시작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KB금융경영연구소는 "생애첫주택 구매자에게는 실질적인 주택구매가 가능하도록 최대한의 LTV를 허용하고 최대한의 DSR을 허용하는 등 실수요자의 구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중적인 주거문화인 전세시장에서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금융당국은 이번 DSR 규제를 조기 도입하면서 전세자금대출은 DSR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밝혀 DSR 산정 과정에서는 전세대출이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문제는 전세대출 역시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나가는 관행이 자리잡도록 고려하겠다고 한 점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앞서 있었던 가계부채 대책 사전브리핑에서 "전세대출 역시 언젠가 갚아야한다는 빚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분할상환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금융권과 함께 강화하겠다"고 했다. 



통상 전세대출은 전세계약 만기와 대출의 만기가 같다. 이에 원금은 전세계약 만기가 종료되는날 보증금을 받은 뒤 한번에 갚고 다달이는 이자만 갚는 형식이다. 쉽게 얘기해 2년동안 거치 후 완납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세의 경우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인 주거비가 전세대출의 이자 수준밖에 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널리 보급된 주거문화다. 헌데 전세대출의 경우도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나간다면 가계의 고정비용은 순식간에 배 이상 늘어난다.



예를 들어 전세자금대출 2억원을 3%로 금리로 2년 간 대출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가 은행에 갚아야할 이자는 1200만원이다.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50만원 수준이다. 



원금의 일정 수준을 함께 갚아나가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원금의 규모는 크지만 만기가 짧기 때문에 분할상환을 할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서다. 예컨데 현재 은행에서 취급하는 전세대출은 원금의 10%를 같이 갚을 경우 분할상환으로 본다. 이 경우 한달에 내야하는 주거비용이 130만원 가량으로 2배 이상 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분할상환 방식이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분할 상환 비중이 높은 금융사에 정책모기지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 여신본부 부서 관계자는 "전세대출 분할상환의 필요성에 대해 금융당국이 이야기 한 이후 일부 전세대출 차주들이 분할상환으로 상환 방식을 바꿨다가 다시 만기일시상환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았다"며 "원금의 일부라고 해도 전세대출은 그 만기가 짧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원금을 같이 갚았다가는 매달 내는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관건은 정부의 방침대로 전세대출의 분할상환 방침이 강화할 수록 오히려 전세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세대출로 내야하는 이자가 늘어나는 만큼 세입자들이 반전세, 월세 등의 주거 형태로 옮겨갈 수 있다.



한 은행 PB는 "전세제도의 가장 큰 이점 중 하나가 주거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었는데 주거비용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전세라는 제도가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역시 DSR산정에 포함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출의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면 전세대출을 DSR 산정 시 포함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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