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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후분양 하면 "아이파크 공포" 사라질까
비즈니스워치 | 2022-01-28 06:30:02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전환하면 어떤 일 벌어질까? 



오늘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를 보고 왔다. 공정률이 80% 수준으로 3개월 뒤면 완공, 6개월 뒤부턴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아파트인 만큼 새로 살 아파트를 '미리보기' 한다고 생각하니 설레서 한동안 밤잠도 설쳤다. 



하지만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안전 문제로 세대 내부에 들어가볼 순 없었다. 단지 인근에 마련된 견본주택에서 유니트를 확인하고 단지 외관은 공개된 부분까지만 들여다볼 수 있었다. 



SH공사가 공급하는 단지는 공정률 90%까지 올라간 상태라 단지 1층 일부 가구를 열어서 마감 수준까지 확인할 수 있다던데……. 민간 분양 아파트는 자금조달 등의 문제로 후분양 시 공정률을 크게 올리기가 어렵다고 한다. 




공정률 80%의 위례 A-12블럭 2020년 11월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왼쪽), 2021년 5월 준공 시점./자료=SH공사



공정률 90%면 벽지 등 마감공사를 끝내고 외부 도색과 조경만 남은 수준이다. 물론 그렇다고 단지와 가구 내부를 자유롭게 들어가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직 공사 현장인 만큼 안전상 견본주택 등 지정된 구역만 출입할 수 있다. 



후분양이라고 해서 단지 조경을 비롯해 가구 내부에 직접 들어가 벽지, 타일 등 마감까지 꼼꼼히 둘러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상 예비입주자가 품질 점검을 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입주 후 하자가 발생하면 하자보수 기간 내 보수 요청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럴거면 선분양 때와 뭐가 다른가 싶다. 



후분양제는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등 각종 부실시공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격 도입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광주 악몽' HDC현대산업개발, 7개월만에 또 사고…휘청(1월12일)



이는 2021년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 사태가 벌어진지 반년 만에 일어난 사고인 만큼 더 큰 공포감을 안겼다. 안전 위협이 커지면서 주택을 미리 보고 살 수 있도록 후분양제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내서는 1970~1980년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선분양 제도가 도입된 이후 줄곧 선분양 위주의 분양 시장이 형성돼 왔다. 선분양은 아파트를 짓기 전에 분양을 먼저하고 수분양자들의 계약금, 중도금 등으로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제도다.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데다 건설사의 자금조달, 수요자들의 분양대금 마련 등이 수월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실물이 없는 상태이니 상품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고 구입한다는 논란이 지속했다. 분양권 투기, 건설사 부도 위험 감수 등의 문제도 있었다. 





이같은 선분양제도의 한계점이 나타날 때마다 후분양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 차원의 독려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분양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2022년까지 공공분양주택의 70%를 후분양으로 공급하고 민간에도 인센티브를 부여해 후분양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달았고 결국 '선선분양'으로 평가받는 사전청약 제도까지 도입하면서 사실상 유야무야됐다. 



그러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경종을 울리면서 후분양제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022년 1월 주택 분양 시점을 기존의 건축공정률 60~80% 시점에서 90% 시점으로 늦추는 후분양제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후분양제를 도입해도 내가 살 아파트를 충분히 확인할 수 없으니 아쉬움이 크다. 물론 단지가 거의 지어진 상태라 일조권이나 조망 등을 더 꼼꼼히 살필 수는 있었지만 이정도는 선분양 때 있었던 지도앱이나 VR 견본주택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 허무했다. 



완공 전 입주자가 '하자'를 파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아파트들에서 발생한 하자는 창호, 가구, 도배, 잡공사의 순으로 발생빈도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들은 공정률 80%에서 파악하기가 어렵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제로 하자라고 불리는 사안들은 마감공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마감공사 전 후분양은 건축물의 품질확보에 미치는 영향이 한정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입주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나니 분양가 부담이 더 크게 느껴졌다. 



후분양은 선분양과는 최소 2년의 시차가 발생, 그 사이 분양가 또한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1년 12월 서울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294만4000원으로 같은 해 1월(2826만8000원)에 비하면 1년만에 16.5% 오를 정도로 분양가 상승폭이 가팔랐다.



더군다나 후분양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등을 적용한다고 해도 인근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데다 신축 아파트라 오히려 분양가가 비싸다. 계약금부터 잔금까지 납부 기한이 8개월 정도라 그 안에 분양대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청약을 포기하기엔 '주택공급 가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서 건설사들은 건축에 드는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공급을 망설이고 있다. 건설사가 미분양 부담까지 안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건설사나 지방에선 공급이 뚝 끊겼다. 그렇게 기다리던 청약 당첨인데 정작 집을 보고 오니 심란하기만 하다. (후분양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취재를 기반해 가정해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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