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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화려한 원색·반복 패턴에 매료"…아톰 "주먹" 그리는 서양화가 김인
프라임경제 | 2022-07-07 12:41:45
[프라임경제]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생존 방식이 있다면 그것은 '미련한 손맛'이다."

'화려한 색감, 캔버스를 꽉 채운 캐릭터'. 최근 미술시장에서 떠오르는 작가 김인의 이야기다. 반복된 아톰과 아톰 주먹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김인 작가는 올 초 서울 갤러리를 통해 부산의 아트페어인 BAMA에 작품을 내걸었고, 작품을 구매하겠다는 관객들이 쇄도했다.


7일부터 21일까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비채우트뮤지엄'에서 김인 작가 개인전 'Space unknown'을 진행한다. 갤러리 앞 김인 작가의 작품을 보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익숙한 캐릭터의 반복과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개인전을 앞두고 하루 15시간 이상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김인 작가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품 작업 과정을 설명해달라.

"원색의 패턴화이다. 밑그림을 칠하고 그 위에 색을 겹쳐가는 식이다. 캔버스에 물감을 쌓아가며 대상을 형상화한다. 붓으로 물감을 뭉개며 대상을 구체화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르다. 원색과 흰색을 반복하며 겹겹이 쌓아 올린다. 이렇게 작업한 작품은 원근감을 주지 않아도 원근감 효과를 보이면서도 일반 회화의 평면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아톰과 슈퍼맨, 분홍색 주먹 등 캐릭터, 대중적인 요소가 눈에 띈다. 해당 아이템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집에 있는 나의 장난감이다. 키덜트가 맞다. 애어른(키덜트)은 작가로서 무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 상상력은 배가 되고, 과거의 나의 판타지를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아톰은 작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톰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찰나지만 그때의 시선, 관계 등이 묘하게 다가왔다. 이때부터 아톰을 그려 나가고 있다."

-전통적 회화의 구도를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전통적인 구도는 무엇이고 깨뜨리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원색과 반복된 패턴은 자칫 경박하고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도 우리 사회는 원색을 선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색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또, 그전에는 물감이 많이 없었다. 마음속에 분노가 많이 차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분노를 캔버스에 말하고 싶은 것들을 반복적으로 채워 나갔다. 회화의 요소인 '구도'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여기다 그려야 할까, 왜 그려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로 채우고 싶었고, 이를 '풀페인팅'이라고 명명했다."

-공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화가의 공간은 아틀리에이면서 캔버스이기도 하다. 아틀리에에는 질서가 있으나, 캔버스에는 그 어떤 질서도 필요 없다. 정치, 종교, 민주주의 그 무엇도 없다. 그래서 공간은 무한하다. 공간(space)은 공간이면서 우주이다. 우주의 질서와 법칙들이 통하지 않는 또 하나의 미지의 공간을 작품 속에서 제시하고자 했다."

"다양한 색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화가의 권력이고, 화가는 경계가 없어야 한다."

-키워드 중 하나로 공존을 잡았다. 그 이유는.

"모든 것은 관계 속에 있고 원인과 결과 속에 있다. 북한도 있고, 야당과 여당도 있다. 아이러니한 상황 속을 표현하며 그 안에서 이뤄지는 공존을 강조하고자 했다.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이 공존하려면 정서, 감정을 공유해야 하는데, 여기에 예술의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그림 공부 당시 일화도 말해달라.

"3년 모든 돈을 손에 쥐고 아내와 프랑스로 무작정 떠났다. 남들은 부부작가의 프랑스행이 멋진 일이라고 했지만 사실 하루하루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당연히 프랑스에선 작품 활동을 많이 못했다. 하지만 알고 싶었다. 프랑스는 왜 많은 화가와 소설, 철학자들이 많을까 궁금했다. 그 파도 속에 있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성을 느낄 수 있었고 도전과 선택을 반복하면서 강해질 수 있었고, 작품 하나로만 대중과 만나고 평가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그림이 있다면.

"아톰 주먹 그림을 좋아한다. 이 그림은 커질수록 더 압도적이다. 공간을 이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는 순환 속에 놓여있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주먹을 쥐고 살아나가자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감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작업실을 이전하고, 더 큰 작업을 하고자 한다. 내가 들어내고 싶었던 목적대로 작품에 담아 보려고 한다. 큰 사이즈의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고, 외부에서도 활동해 보고 싶다."


한편, 김인 작가의 개인전은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비채아트뮤지엄에서 7월7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주제는 'Space Unknown'이다. 주요 전시 작품은 만화 캐릭터 아톰의 이미지를 담은 'No reason', '31'과 슈퍼맨 등을 담은 연작 'Space boogie woogie', 분홍색 주먹을 소재로 한 'Truth will set you free' 등 김 작가의 작품 총 20여 점이다.

김인 작가의 끈질기고 소박한 예술 정신은 이번 개인전 'Space Unknown' 작품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림,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시대를 반영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오래 남고 싶다."


추민선 기자 cm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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