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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가장 오랜 도고온천을 품은 "에히메현"
프라임경제 | 2024-04-24 13:58:01

[프라임경제] 시코쿠 섬 북서쪽으로 길게 뻗은 에히메(愛媛)현은 세토내해를 사이에 두고 히로시마현과 마주한다. 산이나 반도에 가로막힌 시코쿠 다른 현들과 달리 통행이 수월한 히로시마현과는 문화적·경제적 유대감이 강하다. 해상을 통해서는 야마구치현 및 규슈 오이타현과 맞닿는다.

에히메현은 시코쿠 4개 현 중 인구가 가장 많으며(120만8000명), 마쓰야마에 현청 소재지가 있다. 50만명이 거주하는 마쓰야마는 시코쿠 최대 도시이지만, 주변 지역과 격리돼 도시경제권은 다카마쓰나 도쿠시마에 비해 규모가 작다.

에히메현은 감귤 중심으로 농업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오랫동안 일본 감귤을 대표하는 '이요칸'을 비롯해 다양한 감귤이 사시사철 출하된다. 이는 계절을 초월해 재배가 가능한 품종이 많다는 의미로, 실제 40종이 넘는다. 생산량은 2004년부터 와카야마현에 2위를 내줬지만, 베니마돈나와 같은 고급 품종을 속속 출시하면서 '감귤 왕국'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오외에도 에히메현에서 생산되는 키위와 쌀보리(나맥)가 전국 1위 생산량이다.

에히메현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도고(道後)온천' 존재다. 고대 시가집 만요슈에도 기록이 나오는 이곳 온천 역사는 30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나라 시대 호류지(법륭사)를 창건한 쇼토쿠태자를 비롯한 역대 천황들이 도고온천을 찾았다. 1894년에는 도고(현 마쓰야마) 중심부에 현대식 공중목욕탕 3곳이 들어서며 '온천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이들 목욕시설은 모두 국가 중요문화재다.

위키피디아 재팬에 따르면, 연간 에히메현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 2450만명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도고온천이 위치한 마쓰야마 권역을 찾는다. 1999년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와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를 잇는 고속도로(59.4㎞) 개통 이후 접근성 개선 양향이라는 분석이다.

에히메현에는 11시 7군 9정이 있으며, 면적의 경우 5675㎢로 전국 순위 25위다. 주요 도시로는 동부지역 △이마바리(14만4000명) △니이하마(11만1000명) △사이조(10만명), 중부지역 △마쓰야마(50만명) △이요(3만4000명), 남부지역 △우와지마(6만5000명) △야하타하마(2만9000명) 등이 있다.

한편, 지난 17일 시코쿠와 규슈 사이 해협에서 지진(진도 6, 매그니튜드 6.6)이 일어났다. 요미우리 온라인(18일자)에 따르면 해당 지진으로 에히메현 등에서 부상자 10여명이 발생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에히메현 이카타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

한편 인천~마쓰야마는 제주항공에서 주 3회 정기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편도 1시간30분 소요된다. 마쓰야마시는 2004년 한국 평택시와 제휴 도시 협약을 맺었다.

◆주요 관광지

#도고온천 구역

도고온천은 마쓰야마시가 운영하는 대형 공중 목욕시설로 △도고온천 본관 △쓰바키노유 △아스카노유 총 3곳이 있다. 도고온천 본관을 중심으로 주변에 상점가·호텔·온천여관·환락가·도고공원·유(湯)신사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이 있다.

#마쓰야마성

에도막부 성립에 공을 세운 가토 요시아키라가 지역영주에 봉해지며 1602년 착공했고, 그 일대를 마쓰야마라고 명명했다. '전국 100대 명성'인 동시에 천수각이 잘 보존된 전국 '12 천수' 중 하나다.

다른 지역 마쓰야마성과 구분할 때는 '이요 마쓰야마성'이라고 부른다. 이요(伊予)는 에히메현 옛 지명이다. 에히메현에는 이외에도 '100대 명성'으로 꼽히는 △우와지마성 △이마바리성 △오즈성 △유즈키성이 각지에 존재한다.


#현립 도베동물원

마쓰야마시 남쪽 도베정에 위치한 서일본 유수 동물원이다. 약 3만3000평에 이르는 동물원은 △코끼리관 △사자·기린 등 아프리카 동물관 △원숭이 타운 △파충류관 △플라밍고·펭귄 등 수생동물관 등 12개 존으로 구성된다. 인근에는 어린이성과 종합운동공원이 있다.

#이시데지(石手寺)

나라 시대 728년 창건된 진언종 사찰로, 마쓰야마시 구마노산 기슭에 있다. 기시모진(鬼子母神) 돌과 보물관이 인기로 '시고쿠 88개소 불교사원' 코스 중 51번째 사원이다. 가마쿠라 시대 건립된 국보 인왕문을 비롯해 본당과 삼중탑, 종루와 동종 등 지정 문화재가 즐비하다.

◆향토 음식

#자코텐(잡어 어묵)

에히메현 남쪽 우와(宇和)해에서 잡히는 잡어를 통째로 으깨 반죽한 후 튀겨낸 직사각 모양 어묵이다. 그대로 먹기도 하고, 살짝 구어 무즙 간장에 찍어 먹는다. 우동 토핑이나 카레에 고기 대용으로 들어가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 빵가루를 입혀 돈가스 형태로 나오기도 한다.

#다코메시(문어 밥)

한국 잡곡밥처럼 문어·인삼·우엉·유부 등이 들어간 밥에 김과 귤껍질 고명이 올라간다. 솥 바닥에 다시마를 깔고, 쌀과 함께 여러 재료를 넣은 후 밥이 끓기 시작할 때 미리 데쳐놓은 문어를 넣는다. 문어 맛이 오르는 봄여름이 제철이다.


#다이소멘(도미 소면)

일본에서 타이(도미)는 '메데타이(경사스럽다)'와 음이 유사해 축하연 음식으로 나온다. 특히 세토내해 해안선 지역에서는 혼례·환갑·건물 상량식 등에 자주 등장한다. 찐 도미에 소면과 표고버섯·달걀 채·쪽파를 장식한다. 이때 소면은 도미가 서식하는 바다 물결을 상징하면서 '기쁨이 길게 이어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마바리 야키도리(닭 철판구이)

'발상지' 이마바리시를 비롯한 에히메현 전역에서 유행하는 닭고기 철판구이다. 다른 지역 닭요리와 달리 꼬치에 꿰지 않고 닭 껍데기 채 두꺼운 철판에서 신속하게 구워낸다. 상인이 많은 이마바리시에서 기다리기 싫어하는 그들 기질에 맞춰 개발된 요리로 알려졌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장범석 칼럼니스트 pres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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