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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인수돼서 어쩌나" 했는데…英 스포츠카 '기막힌 반전'
한국경제 | 2024-04-25 18:46:38
[ 신정은 기자 ]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후베이성 우한시
에 있는 영국 슈퍼카 브랜드 로터스의 전기차 공장. 중국 4위(지난해 판매량 2
79만 대) 자동차 회사인 지리그룹이 포르쉐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사와 맞붙기
위해 2022년 완공한 ‘중국산(産) 럭셔리 전기차’의 본거지다. 지난
10일 한국 언론 최초로 방문한 축구장 140개 크기(100만㎡)인 로터스 공장은
한눈에 봐도 압도적이었다.


75년 역사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는 2017년 지리그룹의 품에 안기면
서 ‘고성능 배터리’라는 새로운 심장을 달았다. 웬만한 작업은 로
봇이 다 하는 이 공장에선 로터스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l
squo;엘레트라’와 전기 승용차 ‘에메야’ 생산이 한창이었다
. 정부 보조금에 기댄 저가 전기차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최고급 전기차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세계 시장 나
선 ‘중국 자동차 왕’


‘중국의 헨리 포드(포드를 설립한 미국의 자동차 왕)’로 불리는 리
수푸 회장이 1986년 세운 지리자동차는 일찌감치 세계로 눈을 돌렸다. 2010년
볼보를 시작으로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영국의 로터스 경영
권을 차례로 사들였다. 지리그룹은 애스턴마틴(17%)과 메르세데스벤츠(10%)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로터스는 지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브랜드 중 하나다. 지분 51%를 확보한 뒤 3
0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8만달러 이상 전기차를 살 수 있는
고소득층을 놓고 전기차 SUV의 선두 주자인 포르쉐, 로켓 엔진을 장착한 로드
스터 출시를 앞둔 테슬라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로터스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8억7000만달러의 ‘군비’를 마련했다. 지
리는 로터스뿐 아니라 볼보, 폴스타, EcarX, 지커 등 다른 브랜드도 미국과 스
웨덴 증시에 상장하면서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기업이 인수하면 럭셔리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일각
의 우려와 달리 로터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량(6970대)을 기록했다. 작년
판매대수의 63%는 전기차였다. 리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2028년부터 로
터스는 100% 전기차만 제조할 것”이라고 했다.


로터스에는 세계 1위 배터리셀 제조사인 중국 CATL의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가
장착됐다.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주름잡고 있는 삼원계 하이니켈 배
터리 시장에도 중국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하반기 韓 상륙…4년 후 10만 대 목표
로터스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얼마나 깊고 넓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중국은 1000만원짜리 초저
가 전기차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럭셔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를 앞세워 저개발국부터 선진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중국이 선정한 다음
공략지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펑칭펑 로터스 최고경영자(CEO) 겸 지리그룹 수석부회장은 기자와 만나 &ldquo
;한국은 세계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터스는 지
난해 3월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영국에도 엘레트라를 출시했다. 올해는 9월
한국 진출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
이다.


아직 한국에 상륙하지 않은 에메야를 타보니 슈퍼카의 성능이 그대로 전달됐다
.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2.78초에 시속 240㎞에도
차체가 흔들림이 없었다. 로터스 우한 전기차 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은 15만 대
수준이다. 펑 CEO가 제시한 로터스의 판매 목표는 ‘2028년 10만 대 돌파
’다.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4%를 차지하겠다는 의미다.


우한=신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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