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車 원톱'에 기댄 日…韓 '반도체+차·화·정' 앞세워 수출 맹추격
한국경제 | 2024-04-28 18:25:10
[ 박한신/정영효/이슬기 기자 ] 2022년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4조2320억달러
였다. 같은 기간 한국(1조6740억달러)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경제 규모가
40%에 불과한 한국의 수출이 올해 1분기 일본을 3% 이내로 추격할 수 있었던 원
인을 통상 전문가들은 주력 수출 품목의 차이에서 찾았다. 일본이 자동차라는
강력하지만 하나뿐인 엔진으로 수출시장에서 승부한다면 한국은 반도체에 차화
정(자동차·화학·정유)까지 4개 엔진으로 경쟁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에 차화정 가세한 韓 수출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은 자동차산업이 좌우한다
. 지난해 일본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7.1%에 달했다. 두 번
째 수출 품목인 반도체·전자부품의 비중은 5.4%에 불과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소니 워크맨이 세계를 제패하던 1980~1990
년대에는 일본도 자동차와 전자의 쌍발엔진을 보유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전자
시장 주도권을 한국에 내준 이후 일본의 수출은 ‘자동차 1강’ 구
도로 변했다.


한국은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15.6%를 차지하지만 자동차 비중도 11.2%에 달한
다. 일반기계(8.5%) 석유제품(8.2%) 석유화학(7.2%)까지 포함하면 수출 비중이
10% 안팎인 품목이 다섯 개다. 주력 품목 하나가 부진해도 나머지 수출품으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수출이 부진했던 지난해에는 자동차가 한국
의 수출을 지탱했다. 올해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1분기 양
국 간 수출 격차가 3% 이내로 좁혀졌다.


일본의 수출은 2011년 역대 최대 규모인 823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0년 넘게
7000억달러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rs
quo;에 신음하는 동안 수출은 ‘잃어버린 20년’에 빠진 것이다.


주요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한 데 따른 산업공동화도 일본의 수출이 좀처럼 7
000억달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
후 엔화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일본 기업들은 생산시설을 대거 해
외로 옮겼다. 오늘날 일본 기업 생산의 20% 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진다는 통계도
있다.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물량은 수출로 잡히지 않는다. 진검승부는
2분기부터
올 들어 한·일 수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1월 한국의 수출은
548억달러로 501억달러에 그친 일본을 47억달러 앞섰다.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
이 1월 초순까지 신정 연휴로 휴업하기 때문에 1월 수출이 부진하다는 점을 감
안해도 큰 격차였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의 수출은 1월부터 일본보다 34억달러
뒤졌다.


한국 수출업체들이 설 연휴로 휴업하는 2월 한·일 수출은 각각 524억달
러와 551억달러로 일본의 근소한 우위였다. 하지만 1~2월 누적 실적은 한국이
1072억달러로, 1052억달러인 일본을 여전히 20억달러 앞섰다. 3월 한국의 수출
은 566억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이 631억달
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면서 누적 실적이 근소하게 뒤집히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입을 모은다. 두 나라의 수출이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흐름을 보여서다. 한국은 반도체가 살아나고, 일본은 역사적
인 ‘엔저(低)’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교
수는 “한국이 올해 수출 70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면 일본을 앞설 가능성
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한신/정영효/이슬기 기자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