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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거래사도 아닌데…이재용, 독일까지 날아간 까닭은
한국경제 | 2024-04-28 18:48:45
[ 박의명 기자 ]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만난 해외 기업인은 둘 중 하
나였다. 삼성에 ‘일감’을 주는 고객사거나 삼성에 핵심 부품을 공
급하는 협력사거나. 작년 5월 만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자라
면, 연말 방문한 네덜란드 ASML의 페터르 베닝크 CEO는 후자다.


이랬던 이 회장이 삼성의 고객사도, 협력사도 아닌 독일 자이스 본사를 찾아 카
를 람프레히트 CEO를 만났다. 자이스는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3만 개가 넘는 부품을 넣는 ‘정밀광학업계 최고수’다. 삼성은 첨
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필수품인 ASML의 첨단 EUV 노광장비를 경쟁사보다 먼저
받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자이스와 직접 거래하는 사업은 거의 없다.


이번 방문에 대해 “2차 협력 업체까지 챙길 정도로 이 회장의 경영 보폭
이 넓어진 것”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동
안 들여다보지 않은 공급망까지 살펴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6일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
사에서 람프레히트 CEO와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메모리반도체 분야
에서 중장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이스는 EUV 노광장비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넘게 보유한 기업이다. EUV 장
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ASML은 광학 부품을 이 회사 제품만 쓰고 있다. &ldq
uo;자이스가 없으면 EUV 장비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만남
에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신임 CEO가 동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푸케 CEO는
10년간 ASML을 이끈 베닝크 CEO의 뒤를 이어 이달 25일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날 만남은 이 회장과 푸케 CEO의 상견례 자리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AS
ML-자이스로 이어지는 ‘EUV 동맹’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삼성의 반도체 공급망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자이스
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이스에 문제가 생기면 EUV 장비 생산 차질
로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핵심 장비의 글로벌 공급망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행
보라는 얘기다.


이 회장의 자이스 방문이 ASML과의 관계를 보다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
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삼성뿐 아니라 TSMC,
인텔 모두 ASML에 “경쟁사보다 먼저 EUV 장비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서다. ASML이 ‘갑보다 센 을’이라면 자이스는 ‘을보다
센 병’이다. 자이스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사실상 ASML에 다
시 한번 ‘러브콜’을 보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도
푸케 CEO에게 긴밀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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