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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율"에 맡긴 밸류업 공시…성과 예측도 못한 금융위
프라임경제 | 2024-05-02 17:37:38
[프라임경제] 정부가 2일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가장 강조하자, 신뢰성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실제 상장기업 참여 규모나 정책 성과 시점 관련 정부 차원의 예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개월간 공들인 밸류업 정책이 실효성 의심을 받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서울 여의도 소재 KRX 마켓스퀘어 컨퍼런스홀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이번 가이드라인 관련 의견 수렴 후 이달 중 확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투자자와 상장기업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인 모습을 주주 및 시장참여자들과 소통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결정(well-informed decision)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상장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내재가치 또는 기대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자율성' 강조…'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 내용 포함 권고

가이드라인은 말처럼 강제성 없는 권고다.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5대 핵심 특징'에서도 자율성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



다만 통일성 확보 차원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때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등의 내용을 포함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계획수립'을 꼽았다. 이 항목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한다.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 등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는 대표적인 비재무적 요소로서 '현황진단' 항목에서 다룰 수 있다고 알렸다. 금융위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이 경우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증진할 수 있는 계획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못한다고 무조건 불성실공시 제재 대상은 아니다. 거래소 공시규정의 면책제도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목표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 정정공시를 통한 목표의 수정·보완도 가능하다.

다만 '파두 뻥튀기 상장 사태'처럼 의도적으로 계획을 부풀리는 등 악의적으로 계획을 제시하고 이행하지 않는 경우, 당국은 당연히 처벌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성과 시점도 "예단 못 해"시장 참여자 "신뢰성 우려"

금융 당국이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핵심 특성으로 가장 먼저 자율성을 꼽자, 일각에서는 신뢰성과 실효성을 우려했다. 앞서 기업 자율성을 강조해 공개해 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 보고서)'도 신뢰성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환기됐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은 이날 세미나 패널로 참여해 "기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중대성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면, 같은 산업 내 경쟁사들도 중요 비재무 이슈가 상이한 경우 있다"며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의 비재무 지표는 밸류업 공시의 비재무 지표와도 상당 부문 연결돼, 밸류업 공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실상 실제 실행 단계의 대부분을 기업에 맡긴 정부는 정책 효과와 관련된 구체적 분석도 피하고 있다.

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 시점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조급하면 오히려 좌초될 것이라서 긴 호흡으로 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 예상 규모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기업에게 참여 의향을 직접 듣지 않았다"며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상당히 관심 갖고 있고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공시를 준비한다고 한 만큼 차차 공시 해나가지 않을까"라는 기대만 남겼다.

정부는 개입 대신 우수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시장의 평가 및 투자판단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상장기업들이 적극적·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이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역소재 기업을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3분기 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하고, 4분기 내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마칠 계획이다.


황이화 기자 hih@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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