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빙 | 2025-08-11 17:07:13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에이빙(AVING)뉴스가 혁신제품지원센터와 손을 잡아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번 인터뷰는 최지훈 에이빙뉴스 편집장과 김병건 혁신제품지원센터 센터장이 공동으로 진행을 맡아, 대한민국 혁신기업들의 진정한 가치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로우카본(LowCarbon, 대표 이철)은?탄소를 직접 포집하고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최지훈 편집장과 김병건 센터장은 이철 로우카본 대표를 만나, 기술 개발 배경과 적용 사례, 그리고 기후테크 산업의 과제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김병건 혁신제품지원센터 센터장(이하 김병건 센터장) : 로우카본의 기술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로우카본의 핵심 기술은 CCUS(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Sequestration)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활용·저장하는 기술이다. 인류가 화석에너지를 선택하면서 시작된 기후 위기는 폭염, 한파, 폭우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을 일상화시켰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하기 위해 로우카본은 CCUS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기존 기술에 'Direct Air' 개념을 더한 DACCUS(Direct Air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Sequestration) 방식을 적용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장치를 선보이고 있다. 이 장치는 현재 혁신제품으로 등록돼 있다.
Q. 김병건 센터장 :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청주에 살 때 무심천의 심각한 오염을 보며 처음으로 환경 위기를 실감했다. 시간이 지나 청년이 되어 베이징에 가보니, 물과 공기 모두가 극심하게 오염돼 있어 충격을 받았다. 그때 단순히 돈을 버는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기 환경 분야로 방향을 정했다.
모아둔 자금을 들고 가족과 함께 북경으로 건너가 연구 법인을 세우고 약 10년간 현장에서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중국은 화력발전소 등 실증 환경에 접근이 쉬워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고, 그렇게 쌓은 경험과 성과가 로우카본의 출발점이 됐다.

Q. 김병건 센터장 : 혁신제품 스카우팅을 통해 혁신제품에 지정되었는데, 신청과정이 궁금하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로우카본은 공기 중 탄소 포집 장치를 파일럿 단계까지 자체 개발하고도 판매처를 찾지 못해 전라남도 강진환경산업단지 내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제품을 보관했다. 그러던 중 현장을 방문한 스카우터가 "왜 이런 제품이 그대로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팔 데가 없고 조달 등록을 하고 싶어도 해당 카테고리가 없다"고 답했다. 이후 지속적인 제안 끝에 혁신제품 제도를 소개받아 신청하게 됐다.
그전까지는 강진군 등에 무상 기부하며 기술을 알렸지만, 제도적 기반과 시장 수요가 부족해 판매가 제한적이었다. 현재도 하루 0.5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꾸준히 포집하고 있으나, 이를 구매하거나 활용할 주체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카우팅 제도는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진행하는 절차라 담당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전라남도 TP(테크노파크) 소속 스카우터가 부족한 점을 짚어주고 절차를 하나씩 안내해 주었다. 믿고 문의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 전화해도 성심껏 대응해 주었고, 덕분에 사업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Q. 김병건 센터장 :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공기 중 탄소 포집 장치는 광해광업공단에서 시범구매로 1년간 운영했다. 실시간 모니터링·보고·검증, 그러니까 MRV 시스템을 갖춰서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지금까지 얼마만큼 포집하고 쌓아뒀는지가 다 나온다. 이상 없이 업무를 수행했고, 데이터도 충분히 나왔다. 그런데 1년이 끝나자 철거를 해야 했다. 유지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 이상으로 판매가 확장되거나 후속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Q. 김병건 센터장 : 현 제도의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우리나라가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성실히 이행하지 못하면 탄소 식민지가 된다. 이를 막으려면 석탄화력발전소 같은 고정 배출원에 CCUS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묻는 개념이었지만, 우리나라는 대통령령으로 지정된 저장 부지가 거의 없어 실적 인정과 배출권 연계가 어렵다.
현재 로우카본 대표이자 GCCUS(글로벌탄소포집자원화학회) 회장직을 맡아서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과 스타트업을 모아 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기후테크는 한 가지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주체가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장치는 실시간으로 탄소 포집량을 측정·보고할 수 있어 기후공시의 근거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현장은 여전히 보여주기식 행사와 형식적인 홍보에 머물러 있다. 예산이 없으니 무상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기술을 보급하려는 입장에서 답답하고 힘든 상황이다.
만약 기후에너지부가 새로 생겨서 제가 장관이 된다면, 탄소를 포집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국가 표준부터 만들 거다. 단순히 말로 주장하는 게 아니라 MRV(모니터링·보고·검증) 체계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증과 크레딧 발급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로우카본은 이미 이런 시스템을 갖췄지만, 표준이 없고 절차가 복잡해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 관련 부처에서도 이해도가 낮아, 2년간 설명하고 교육해도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아쉽다.
Q. 김병건 센터장 : 로우카본의 기술이 적용된 사례가 궁금하다.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최근 서초구 소규모 공원에 로우카본의 탄소 포집 장치 '카본트리' 5대를 설치했다. 이는 소나무 5그루를 심은 것과 동일한 탄소 흡수 효과를 내며, 실시간 데이터가 중앙 서버로 전송돼 포집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시범 사업 형태로 진행됐으며, 포집된 CO₂는 보도블록 형태로 격리·활용되고 있다. 이 사례는 과거 포럼에 학생 신분으로 참석했던 인물이 서초구 공무원이 된 후 직접 제안해 성사됐다. 그 순간 큰 사명감을 느꼈다.
카본트리는 전력을 전부 태양광으로 공급해 별도의 전기 사용이 없고, 센서를 통해 보행 시에만 조명이 켜져 에너지 효율이 높다. 전선 공사가 필요 없어 설치가 간편하며, 강진군 생태공원에도 약 10평 규모로 설치돼 있다.

Q. 최지훈 에이빙뉴스 편집장 :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이철 로우카본 대표 :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탄소 식민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가 주도해 기후테크 산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자발적 탄소 시장이라는 이름은 있지만, 실질적인 시장 형성이나 기후테크 기업이 만든 탄소 크레딧·배출권의 가치 평가는 미비한 실정이다. 탄소를 배출한 대기업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며, 국가 차원에서 탄소 감축 기술을 어떻게 확산시킬지 논의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탄소 중립은 단순한 캠페인으로 이뤄질 수 없다. 세밀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정책이 필요하다. 공기 중 탄소는 자원이 될 수 있으며, 그린수소와 결합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존재한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기후테크를 산업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운영할 정부 주관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 정의는 정의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후테크가 산업으로 성장해야 생태계가 순환하고, 그 속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져야?탄소 감축도 가능하다. 이는 국민 모두의 문제이자?전 지구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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