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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美, 중국 겨냥해 "환율조작국 지정기준 바꿀 수 있다"
한국경제 | 2018-10-22 12:33:45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21일 환율조작국 지정기준을 바꿀 수 있
다고 밝혔다. 미국이 ‘환율조작’ 의심을 하면서도 막상 현재 기준
으로는 ‘환율조작국’ 지정이 어려운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관
측이 나온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 방문 중 “우리는 어느 시점에 평
가 기준을 바꿔야할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개
편 방향 두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환율조작을 광범위하게 정의하는 1988년 종
합무역법을 활용하는 방안, 둘째는 환율조작국 지정기준을 바꾸는 방안이다.

현재 환율조작국 지정기준은 현저한 대미(對美) 무역흑자(연 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흑자(국내총생산(GDP)의 3% 초과), 지속적 한방향 시장개입(GDP의
2% 초과) 3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두가지 요건에 해당하거나 현저한 무역
흑자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다. 미 재무부는 이에 따라 매년 4월과
10월 두차례 환율보고서를 펴내는데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선 한국&middo
t;중국·일본·독일·스위스·인도 6개국을 종전처럼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한국은 두가지 요건(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상당한
경상흑자)에 해당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중국은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지난해
3750억달러)에 해당해 관찰대상국으로 남았다.

당초 시장에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무역
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
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r
squo;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작성해 이달 초 트
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미국의 제조업, 방위산업기지, 공급망 복원에
대한 평가와 강화’ 보고서에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 절하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역사적으로 환율을 조작해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현행 기준으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했다
. 대신 미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무역 반칙 국가’로 묘
사하며 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무부는 “집요한 비
관세장벽, 널리 퍼진 비시장적 메커니즘, 만연한 보조금 사용, 그 외의 불공정
관행 때문에 중국과 무역 상대국들의 경제적 관계가 왜곡된다”고 비난했
다.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얼마나 개입하는지를 공개하지 않는데 대해서
도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별도 성명을 내
“중국의 통화 투명성 결여와 최근 그 통화의 약세에 대해 특별히 우려한
다”고 밝혔다.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6개월간 미 달러화 대비 10% 하락했다
. 여기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상당히 개입돼 있다는게 미 행정부
안팎의 분위기다. 게다가 중국은 환율보고서가 나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한
사실이 확인되자마자 보란듯이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25% 평가절하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상승)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므누
신 장관이 이날 불쑥 환율조작국 지정기준 변경 얘기를 꺼낸 배경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환율조작국 지정기준을 바꾸면 한국도 애궂게 지정요건에
해당돼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환율조작국에 지정되면 미국기업 투자시 금융지
원 금지, 미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
박, 무역협정 제한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미·중 ‘환율전쟁’의 분수령은 오는 11월29일 아르헨티나 부
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
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다. 여기서 미·중이 뚜렷한 타협점을 찾지 못
한다면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기준 변경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로
선 미·중이 단기간에 접점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윌버 로스 미 상무
장관은 지난 17일 미 CNBC와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것
을 많이 얻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무역 합
의를 한 시간에 다 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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