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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여만 가는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분쟁
한국경제 | 2019-07-19 15:46:06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이란의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란은 앞서 자국 원유를 밀수하던 외국 유조선을 억류한 사실을 밝혔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연합체 결성을 추진하
고 나서자 이란은 “지옥을 느끼게 해주겠다”며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 해
군 강습상륙함인 USS복서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
”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인정찰기가 복서함에 1000야드(약
914m)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 여러 차례 퇴각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무시했다
”며 “이번 조치는 방어적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도 이날 성명을 통해 “복서함은 공해상에 있었으며, 드론이 복서함을 위
협할 만한 범위에 들어와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격추
시킨지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시 이란은 미군 무인정찰기가 이란 영해를 침범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이 각자의 군 자산에 대해 직접 공격을 주고받은
것은 지난 1988년 4월 이후 3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미국과 이란은
미군 구축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기뢰에 맞아 침몰한 일을 계기로 전면
전을 벌였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지난 14일 호르무
즈 해협에서 억류했던 사실을 발표했다. 해당 유조선은 이란 밀수업자로부터 원
유를 대량 구매해 해외로 빼돌리려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나마 국적 유조선인 리아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선박은 13일 밤 이란 영해 인근에서 행방불명됐다.

지난 5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제재를 발효시킨 것을 계기
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까지 호르
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총 여섯 척의 민간 유조선이 피격당했다. 지난 10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 선박들이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을 지
나고 있던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호를 나포하려다 실패
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연합체 구상을 추진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 각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자국 선박을 보호하는 일에 우리와 함께 할 것을 요청한다&r
dquo;고 말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19일 워싱턴 주재 각국 외교관들을 대상
으로 ‘호르무즈해협 안전 도모를 위한 해양안보계획 합동브리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몇몇 국가는 미국 측에 해당 계획에 참여할 의사를 전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구성 움직임에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혁명
수비대 알리 파다비 부사령관은 이날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들어올 때마
다 강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나머지 지옥에 온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
고 경고했다.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군기지를 방문해
“우리 군사전략은 방어가 원칙이지만 적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방어전
략은 곧 공격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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