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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일손 부족한 日…터널·다리 붕괴 위험에도 방치
한국경제 | 2022-05-22 18:10:06
[ 정영효 기자 ] 오이타현 나카쓰는 국도 442번과 387번이 만나는 교통 요지다
. 하지만 마을 초입의 국도 442번 도로는 복구공사로 1차로만 열려 있다. 작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일어난 산사태 때문이다. 도로가 끊긴 지 반년이 지났지
만 복구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토 에키코 히타시청 총무진흥계 주사는
“예산을 확보했지만 복구공사를 발주해도 ‘나카쓰에까지 파견할 인
력이 없다’는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건 일본의 인구 구조만이 아니다. 국토와 인프라의
노후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2016~2020년 조사에서 전체 터널
가운데 36%, 교량의 9%, 도료 표지와 조명 등 도로 부속물의 14%가 조기 보수
공사를 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2012년에는 야마나시현
주오고속도로의 사사고터널 일부가 무너져 9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인프라의 수명을 50년으로 본다. 2033년이면 일본 전역의 자동차용
교량 가운데 63%, 수문 등 하천 관리시설의 62%, 터널의 42%가 수명에 다다른
다. ‘도쿄의 뼈대’로 불리며 하루 100만 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수
도고속도로는 2040년 전체 구간의 65%가 50년 이상의 노후 도로가 된다. 수도고
속도로는 도쿄도와 그 주변 지역에 있는 총연장 322.5㎞의 유료 자동차 전용 도
로다.

문제는 예산과 인력 부족 때문에 보수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8년 5조2000억엔(약 51조7702억원)이던 인프라 보수비용이 2050년이면 연간
12조3000억엔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30년간 보수공사에 280조엔이 필
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액수다.

그런데도 일본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공공부문 투자가 감소했다.
일본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5년간 인프라 분야에 15조엔을 투입
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간 예산의 60%를 사회보장비와 국채 원리금 상환에 쓰는
일본으로서는 공공사업비를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관리하는 교량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2020년부터 보수가 필요한
교량의 60%가 공사에 들어갔다. 이에 비해 기초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교량은 예
산과 인력 부족 때문에 30%만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네모토 유지 도요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시설이 노후화하는 속도를 보수공사가 쫓아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게 늙어가는 일본에서는 삼림마저 고령화로 신음하고 있다. 임야청에 따르
면 일본 삼림 면적의 절반은 수령 50년을 넘었다. 나무는 수령 30~40년일 때 가
장 왕성하게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한다. 삼림의 고령화가 진
행되면서 2019년 일본의 삼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은 정점이던 2014년보
다 20% 줄었다.

2020년 일본의 온실가스 배출량 11억5000만t 가운데 3.5%에 달하는 4050만t을
삼림이 흡수했다. 삼림 고령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흡수량 감소는 2050년 탈석탄
사회 실현을 목표로 내건 일본 정부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오이타=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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