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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577㎜ 거제 '역대급 폭우'...1명 사망 산사태·침수 피해 속출[종합]
파이낸셜뉴스 | 2026-08-17 18:47:04
17일 오후 1시까지 577㎜…관측 이래 일강수량 최대 거제 1시간 동안124.5㎜ 내려 "200년 만에 생길법한 기록" 도로 주택 곳곳 침수...중대본 1단계·국가소방동원령 발령

[파이낸셜뉴스] 광복절 연휴 사흘간 경남 남해안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거제에는 사흘간 8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17일 하루에만 545.3㎜가 쏟아져 관측 이래 일강수량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아파트 저층을 덮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도로와 주택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유실됐다. 부산·경남에서는 주민 150여명이 산사태와 침수 위험을 피해 대피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소방력을 긴급 투입했다.

연휴 덮친 '극한 호우'…경남·제주 밤까지 비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거제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851.1㎜에 달했다. 통영도 704.8㎜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거제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851.1㎜에 달했다. 통영도 704.8㎜를 기록했다. 부산 가덕도에는 441.0㎜, 경남 사천 삼천포에는 380.5㎜가 내리는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됐다.

특히 거제에서는 이날 오후 4시까지 633.2㎜가 내려 1972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이 강수량 순위를 관리하는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가운데서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보다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 강릉 870.5㎜와 대관령 712.5㎜뿐이다. 인근 통영도 같은 시각 일강수량이 450.0㎜에 달해 1968년 관측 시작 이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짧은 시간에 쏟아진 비의 강도도 역대 최고였다. 거제의 1시간 최다강수량은 124.5㎜로 2001년 7월 5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96.5㎜를 크게 웃돌았다. 통영도 97.4㎜로 1999년 7월 30일의 86.5㎜를 넘어섰다.

기상청은 "연 최대 1시간 최다강우량을 기준으로 이번 비가 거제에서는 '200년 빈도', 통영에서는 '100년 빈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통계적으로 각각 200년과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강우 강도라고 설명했다. 거제와 통영의 평년(1991~2020년) 여름 강수량은 각각 935.1㎜와 728.8㎜다. 이번 연휴에 거제에는 평년 여름 강수량의 약 91%, 통영에는 약 97%에 해당하는 비가 만 사흘도 안 되는 기간에 집중된 셈이다.

기록적인 폭우에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뒤 형성된 저기압이 영향을 미쳤다.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북동진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해안으로 강하게 유입됐고, 이 공기가 남해안과 제주 지형을 만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했다. 높은 남해 수온으로 수증기 공급이 이어진 점도 강수량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됐다.

산사태가 아파트 덮쳐…도로·주택 곳곳 침수

기록적인 비는 산사태와 침수 피해로 이어졌다. 거제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아파트 저층을 덮쳤다. 이번 호우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통영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채가 토사에 파묻혔고 주민 1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거제와 통영을 비롯한 경남 곳곳에서는 도로가 유실되거나 물에 잠겼고 주택과 상가 침수도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내·시외버스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행정안전부는 부산·경남·제주를 중심으로 호우가 강해지고 침수와 고립 피해가 잇따르자 이날 오전 6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소방청은 거제와 통영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력을 집중 투입했다. 집중호우와 관련해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는 1947건으로, 20건의 인명구조 활동을 통해 136명을 구조했다. 경남소방 인력 361명과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른 지원인력 26명 등 387명과 장비 84대가 동원됐다. 중앙119구조본부도 인력 47명과 장비 13대를 투입했다. 인명 구조 작업을 마친 뒤에는 배수와 토사 제거, 피해 복구와 추가 안전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피해 수습을 위해 전남·부산·경남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대피 주민 지원 등을 위한 재난구호사업비 4000만원도 지원한다.

한편 이번 비로 장기간 이어졌던 경남의 농업용수 가뭄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17일 오후 2시 기준 경남 18개 시·군의 농업용수 저수율은 43.1%로 평년 69.8%의 61.7% 수준까지 올라갔다. 호우가 집중된 창원·거제·통영·사천·고성·남해 등 남해안 6개 시·군은 가뭄 단계에서 벗어났다. 다만 밀양은 여전히 가뭄 '심각'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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