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사당·개딸당으로 전락…더는 함께할 수 없어”
국힘 입당 가능성…“앞으로 행로는 좀 더 고민 후 밝힐 것”

이상민 의원(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1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이재명계’ 인사인 야당 중진 이상민 의원이 3일 젼격 탈당했다. 이 의원의 탈당이 당내 비명계의 추가 탈당 러시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오늘 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2004년 17대 총선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당선돼 5선을 지낸(18대 자유선진당 소속)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지도부를 가장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였다. 이 의원은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는 과정에서 당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의 비판과 비난이 끊이지 않자 지난달부터 ‘조만간 거취를 정하겠다’며 사실상 탈당을 시사해 왔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 이후 나아지기는 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돼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며 “‘내로남불’과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 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건재하는 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고, 당 역시 사당화의 길을 걸으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비민주적, 비이성적으로 변질되면서 더이상 정상적인 당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체제를 강하게 부정해온 만큼 현 체제에선 내년 총선 공천이 어렵다는 점도 그의 탈당 결심에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다만 앞으로의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향후 이 의원 선택지 중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우선 높게 점쳐진다. 이 의원의 정치적 꿈은 6선 후 국회의장이 되는 것인데 의장직은 원내 1당 몫이다. 민주당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 본인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현실적인 가능성은 국민의힘’이라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제3 지대 합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양향자 의원(한국의희망 대표) 등과 함께 제3 지대 신당 추진 연대체 ‘금요연석회의’ 일원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도 소통·회동한 바 있다. 금요연석회의 한 일원은 “이 의원은 아직 금요연석회의에 함께하는 중”이라며 “이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조만간 만나 들어 볼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 탈당이 ‘비명계 탈당 러시’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주류 모임 ‘원칙과상식’은 아직 탈당과 선을 긋고 있지만 총선 공천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당 정상화 노력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당 밖 헤쳐모여를 위해 추가 탈당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탈당하더라도 정치적 명분과 당 밖 세력과의 규합이 변수인 만큼 시기는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또 최근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점도 당내 비명계의 추가 탈당 러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