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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밀레이 "공공지출 삭감·부처 통폐합"
한국경제 | 2023-12-11 18:42:35
[ 김리안 기자 ] ‘독창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하비에
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열고 4년 임기를 시작
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과 40%대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내려질 밀
레이 대통령의 ‘극약처방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재
건 시동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의회에서 전통에 따라 퇴임하는 알
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고 선서를 하면서 대통령직
에 올랐다. 그는 선서 이후 별도의 연설 없이 퇴장했다.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
서 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은 대통령은 1983년 민주화 이후 밀레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대신 밀레이 대통령은 광장으로 나와 “오늘날 우리는 쇠퇴에 쇠퇴를 거듭
한 길고 슬픈 역사를 끝내고 우리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rdquo;며 취임사를 전했다. 이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험난
한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강력한 경제 개혁 의지를 보였다
.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밀레이 대통령은 지출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급진적인 변화만이 아르헨티나를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위기
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보다 더 나쁜 유
산을 받아 든 정부는 없다”며 “재정 및 수출에서 쌍둥이 흑자를 자
랑하던 전 정부는 오늘날 우리에게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하는 쌍둥이 적
자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아르헨티나는 연간
1만500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겪을 위험에 직면한다”며 “우리
정부는 초인플레이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정부가 100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 폭탄도 지고 있다&r
dquo;고 언급하며 “GDP의 5%에 달하는 공공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
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 또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약속하며 “국가를 전리품으로 간주해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모델은
종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 18개서 9개로 축소
그는 취임 후 예상과 달리 집권 초반 내각을 온건파로 꾸렸다. 그의 핵심 공약
인 ‘달러화 도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던 루이스 카푸토를 경제
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그는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2015∼2019년)에
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인물이다. 중앙은행 총재 내정자도 달러화
도입에 앞장섰던 에밀리오 오캄포 유세마대 교수 대신 산티아고 바우실리 전
재무장관을 낙점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에서 반대 정파를 끌어들여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기존 18개 정부 부처를 9개로 줄이는 부처 슬림화도 단행했다. 사회개발부
, 노동사회보장부, 공공사업부 등 진보 정권에서 목소리가 컸던 부처들이 폐쇄
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직후 정부 부처 장관들을 비공개로 임명했고, 여
동생 카리나 밀레이를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부터 &
lsquo;보이지 않는 손’으로 선거 캠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카리나가
정권 2인자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밀레이 대통령은 카리나를 비서실장으로 앉히
기 위해 규정까지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인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하원의원으
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2년 만에 대통령이 됐다.


김리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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