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탈시설 반대" 발달장애인 돌봄 최후의 보루 "둘다섯해누리" 가보니…
프라임경제 | 2022-05-20 15:17:51
프라임경제 | 2022-05-20 15:17:51
[프라임경제] 최근 중증장애인 탈시설 정책이 뜨거운 감자로 주목 받는 가운데 '시설 자체가 인권 침해'라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지만, 한편으론 유럽 등 복지 선진국에 직접 가서 겪은 경험과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등 장애인 인권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설도 많다. 지난 19일 천주교 수원교구 사회복지법인 '둘다섯해누리'에 방문했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벨미길 87-31에 위치한 둘다섯해누리는 서울에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서울에서 출발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평택시흥고속도로 △송산마도IC 등을 거쳐 약 67km 이동해 이곳 시설에 도착했다.
해당 법인은 △보스코 직업적응훈련센터 △별빛누리 그룹홈 △해누리를 운영하고 있고 2008년 화성시로부터 장애인 거주시설 신고증을 발급받아 설립됐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입소자는 총 80명이고 △관리동 △생활동 △체육관 △생활별동(그룹홈) △외부프로그램실(직업적응훈련센터) 등 5곳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각각 그룹홈마다 사회복지사 1명이 지원되며 올해부턴 보조 생활지도원 체제가 도입되지만, 정부가 주 37.5시간에 연 3080만원으로 제한을 둬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금형민 둘다섯해누리 사무국장이 전했다. 2009년 당시에도 건물 4곳 중 1곳만 정부지원을 받았고, 나머지는 용인 수지구 내 성당을 돌아다니면서 받은 후원금으로 지어졌다.
금 사무국장에 따르면, 이곳은 기업이나 개인이 지속적으로 후원해 오는 6월부터 후원 받은 치과유닛을 이용, 입소자들이 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시설 안에 있는 수영장엔 지붕을 씌워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두열TV 유튜브를 통해 홍보에도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직업적응훈련센터 안에 있는 가계들은 입소자들이 선행활동 등을 통해 받은 쿠폰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경제활동에 참여, 경제 지식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도록 했다.

강의실 구석에 유럽 내 중증시설, 캠프힐(공동체마을), 거주시설, 그룹홈 형태, 직업활동이라고 적힌 게시물을 발견한 후 이를 언급했더니 금 사무국장은 "지역 내 국회의원에게 설명하기 위해 부착한 것들"이라며 "(코로나19 이전까지) 직원들이 해외 연수를 간 후에 보고서로 작성, 해당 시설의 장단점을 분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둘다섯해누리 기관장인 이기수 신부는 "다행히 정부에서 우리 시설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큰 규모의 시설에서 이 같은 소식을 들어 우리에게도 미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스웨덴을 제외한 선진국에서 여전히 장애인시설이 정상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탈시설 욕구 조사에 따르면, 총 2만4000명(80% 발달장애, 20% 기타 장애)을 조사했지만, 1만8000명이 응답불가능이고, 응답 가능한 6000명(25%) 중 2000명(8.3%)이 시설에서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을 가지고 33%가 나가고 싶다는 등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 사무국장은 "신규 인원 모집 대기자 명단 관련으론 2013년부터 작성하지 않기로 결정해 그전엔 100여명의 대기자가 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00여명 정도의 대기자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그때 이후로 단 한 번도 대기자가 줄어든 사례는 거의 없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기자들은 줄지어 시설 입주를 원하고 있지만, 이들은 시설 서비스를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신규 시설을 만들 수 없도록 정부가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오갈 데가 마땅찮다. 시설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무한책임, 가정과 정부가 어떻게 나눠져야 할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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