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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 나선 EU, 세계 인프라에 3000억유로 투자
한국경제 | 2021-12-03 01:24:44
[ 이고운 기자 ] 유럽연합(EU)이 세계 사회기반시설 구축 등에 3000억유로(약
400조원)를 투자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대응하기 위해서
라는 분석이다. 中 일대일로 견제 나선 EU

EU 집행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을 공개했다. 글로벌 사
회기반시설 확충을 비롯해 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보건, 교육 등에 올
해부터 2027년까지 3000억유로를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기초해 EU와 세계의 관계를
더욱 나은 방향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외교가에서는 EU가 중국의 일대일로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재건하겠다는 목적
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일대일로
를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못마땅하게 보며 대응 방법을 모색해 왔다
.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lsquo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이 미국 주도
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G7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이기도 하다. EU 집행위는 &ldqu
o;글로벌 게이트웨이와 미국 주도 B3W는 상호 연결·강화될 것”이
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에 필요한 자금은 EU 기구와 회원국 정부, 금
융회사 등에서 보조금과 융자 형태로 나오게 된다.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중국에 대규모 부채만 지게 됐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개
발도상국들에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U 집행위는 “참여국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공
정하고 호의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적으로 일
대일로의 약점을 공격한 것이다. 유타 우르필라이넨 EU 집행위원은 “EU는
개도국을 지원해왔지만 중국은 대출해준 것에 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일대일로의 최대 격전지로는 아프리카가 꼽힌다. EU의 기
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유럽그린딜)과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결합해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아
프리카에 백신 10억 회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EU와 중국의 불편한 관계
하지만 글로벌 게이트웨이의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해로 시행 8년째인 일대일로에 비해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시작 자체가 늦었기
때문이다. 사회기반시설 구축이 시급한 개도국 입장에서는 당장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일대일로를 뿌리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3일 개통하는 중
국, 라오스 장거리 철도는 총 60억달러가 투입됐는데 이 중 70%는 중국이 일대
일로 전략으로 지원했다. 나머지 30%는 라오스가 중국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로 EU와 중국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U에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최대 교역국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불편한&rsq
uo;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EU의 대외정책을 총
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의 스테파노 사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열고 대중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회의다. 최근 EU 회원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부 개설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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