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07-09 15:49:03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새 정부가 글로벌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언어 등에 맞춰 개발하는 소버린 AI 구축을 추진하면서다. 애초 소버린 AI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정도가 추진했는데,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적극 추진하던 KT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을 임명하면서 국내 AI 정책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하 수석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선점하고 있는 AI 시장에서 소버린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인물이다.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빅테크에 대응해 국내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했다. 여기에는 네이버가 과거 야후,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검색 엔진과 맞서 국내 시장을 지킨 경험도 한몫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AI를 만들고 공급해 사회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게 소버린 AI의 핵심"이라며 "(외국산 AI를) 국내에 들여와 상표만 우리 것으로 붙이는 것이 소버린이라는 말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ICT 기업들도 정책 의제 변화에 맞춰 소버린 AI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길을 택하고 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SKT)이 대표적이다. SKT는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4.0(A.X 4.0)' 2종의 오픈소스를 글로벌 AI 개발자 플랫폼인 허깅스페이스에 공개했다. 에이닷엑스 4.0은 최상급의 한국어 처리 효율성과 데이터 보안을 고려해 설계한 게 특징이다. 한국어 능력 평가 벤치마크인 KMMLU에서 'GPT-4o'(72.5점)'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MS와 장기적 협력을 예고한 KT도 독자 개발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의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상업적 이용까지 풀면서 소버린 AI를 재부각하고 있다. 믿:음 2.0은 국내 교육용 도서·문학·발간물·법률 및 특허 문서·사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를 학습했다. 아울러 고려대와 공동 개발한 한국어 AI 역량 평가 지표 'Ko-Sovereign(코-소버린)' 벤치마크에서 유사 규모의 국내외 모델을 넘어서는 점수를 받았다.
카카오는 국내 AI의 대중화를 촉진하는 길에 방점을 찍고 오픈AI와 협력하고 있다. 소버린 AI를 향한 길은 인프라 구축을 통해 추진 중이다. 경기 안산 데이터센터(DC)에 이어 남양주 지역에 추가 DC 건설에 나선 것이다. 기업들의 이같은 변화에 자본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지난달에는 상승 흐름을 타고, KT 역시 최근에 장중 5만9100원까지 치솟으며 2002년 민영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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